경제·금융

해외자본 회수땐 ‘세계재앙’/일 금융위기 확산일로… 파장은

◎보유 미국채 매각경우/전세계 금리상승 초래/미 등 성장둔화 불가피홋카이도 도쿠쇼쿠(북해도척식)은행에 이어 야마이치(산일)증권, 그리고 도쿠요(덕양)시티은행 등이 잇따라 문을 닫는 등 일본의 금융위기가 갈수록 확산되자 전세계가 초긴장상태다. 경제대국 일본마저 경제파국을 면치 못한다면 세계경제 전체가 뿌리째 흔들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금융위기는 세계경제전체에 파국을 가져올 수 있는 시한폭탄인 셈이다. 프랑스의 르몽드지는 25일 세계의 돈줄 역할을 해온 일본이 금융위기에 몰려 투하자본을 대거 회수할 경우 세계경제에 재앙적인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본 기업들은 그동안 막대한 무역흑자를 바탕으로 미 재무부가 발행한 국채 3천2백억달러를 보유하고 있는데 자금난에 몰린 일본기업들이 이를 대량 매각할 경우 미국 금융시장에서는 고금리현상이 초래되고 덩달아 전세계적인 금리상승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 경우 세계경제는 성장둔화를 면할 길이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미국은 이같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기 위한 방안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금융 소식통들은 일본 금융계가 외환부족위기에 직면할 경우 일본 중앙은행이 보유중인 미 재무부 국채를 미연방준비은행(FRB)에 바로 매각해 그 대금으로 사태를 수습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라고 전하고 있다. 미국의 외환시장이 마감한 뒤 동경시장이 개장되기 전의 몇 시간 사이에 일본 중앙은행에 매각대금을 보내고 이것이 외환위기를 겪고 있는 일본의 금융기관들에게 긴급수혈되는 방안이다. 미국내에 보유중인 국채를 일거에 매각하는 상황이 올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부실채권에 허덕이고 있는 일본의 금융기관들이 현재의 주가하락세가 반전되지 않는 한 국채매각에 나서게 될 경우 국제금융시장에 적지않은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국제금융계는 일본이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등의 극한적인 상황이 될 가능성은 배제하고 있다. 일본은 막대한 무역흑자를 바탕으로 약 3천억달러의 금과 외화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가 일부 금융기관을 제외하곤 대다수 일본기업들이 부도위기에 몰려있는 지경은 아니기 때문이다. 메릴린치증권의 한 관계자는 『일본은 부도위기에 몰린 은행을 지원할 수 있는 충분한 여력을 지니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외국자본에 성장을 의존해온 동남아국가들과는 달리 주요 대외투자국인 데다 외국인투자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 근본적으로 여건이 다르다는 점을 들고 있다. 하지만 IMF의 권고를 받아들인 본격적인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는 견해는 지배적이다. ING베어링증권의 리차드 제람 연구원은 『일본은 구제금융은 필요없지만 충고해줄 사람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부실한 금융기관에 대한 과감한 정비 ▲규제완화 ▲국제적 회계기준의 채택 ▲공시제도의 강화 ▲근본적인 민영화등의 조치를 실행해야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일본은 꾸준히 개혁을 단행해 왔지만 그 효과는 불충분하다는 인식이 바탕에 깔려있다.<최성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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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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