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세제 개편을 강행함에 따라 오는 7월1일부터 경유에 붙는 세금이 리터당 35원 인상된다. 세금 인상에 따라 경유의 주유소 판매가 역시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다만 버스와 화물차에는 세율 인상분만큼 유가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재정경제부는 지난 2005년 마련한 제2차 에너지세제 개편안 이행을 올해 중 마무리하기 위해 경유를 비롯, 액화석유가스(LPG)ㆍ휘발유 세율을 7월1일부터 조정한다고 1일 밝혔다. 개편안에 따르면 경유에 붙는 세금은 리터당 497원에서 528원으로 31원 오른다. 경유 값이 예상보다 많이 뛰어 정부가 2005년 예정했던 것보다 경유 세금 인상폭은 줄었지만 부가세(10%)를 포함하면 경유 세금은 리터당 35원 오르게 된다. 재경부는 2005년 에너지세제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휘발유 대 경유 대 LPG의 평균 상대가격비를 100대70대53에서 100대85대50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정부는 경유 승용차 시판을 계기로 환경오염 방지 등의 명분으로 경유 값을 올리기로 했다. 이번 세제 개편으로 한달 평균 20만원어치의 경유를 쓰는 소비자는 5,600원가량 부담이 더 늘게 됐다. 경유와 마찬가지로 그동안 부탄(LPG) 값도 올라 이번에 조정하지 않을 계획이었던 LPG 유류세는 1㎏당 352원에서 316원으로 36원 인하하기로 해 소비자가격은 39원 하락한다. 정부는 버스와 화물차 차주에게는 경유세 인상분만큼 유가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으며 버스ㆍ화물차ㆍ택시 차주에게 2001년과 2002년 유류세 인상분을 전액 유가 보조금으로 돌려주기로 했다. 2003년 이후 유류세 인상분은 100% 보조금으로 돌려줬지만 2001~2002년 인상분은 75%만 지급했다. 유가보조금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휘발유 주행세를 리터당 25원가량 올려 교통세를 21원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휘발유 유류세는 현행 리터당 744원에서 745원으로 소폭 오르게 됐다.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으로 기름 값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와중에 정부가 유류세를 추가 인상함에 따라 여론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사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세수부족을 염려해 세금 낮추는 데는 지나치게 인색하다”며 “고유가 상황에서 유류세가 또 올라 정유사에 대한 소비자들의 비난만 더 커지게 됐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