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본시장에서 중국자금의 힘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채권시장에서 중국자금은 외국인 보유 국내 채권의 10%를 넘을 정도로 이미 큰손으로 부상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외국인 보유 국내 채권은 81조1,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외국인 채권보유 금액은 전체 국내 채권시장(1,160조원)의 7% 수준에 이른다. 주목할 만한 것은 중국자금의 움직임이다. 중국자금은 지난달 국내에서 4,003억원의 채권을 순매입했다. 이는 미국(1,393억원)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올 들어 중국의 채권 순투자 규모는 2조1,498억원으로 미국(1조6,573억원)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중국의 채권보유 잔액은 8조7,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이는 미국(16조9,000억원)과 룩셈부르크(13조8,000억원), 태국(9조7,821억원)에 이어 네 번째이며 프랑스ㆍ영국 등 유럽 선진국보다 많은 것이다. 중국계 자금은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만 해도 국내 채권보유 비중이 0.2%에 불과했지만 이후 국부펀드를 중심으로 채권매입을 늘리기 시작해 지난해 말 8.85%로 높아진 데 이어 올 6월에는 10.7%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10%의 벽을 넘어섰다. 주식시장에서도 중국은 6월 한달간 2,538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보유주식 금액이 4조3,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중국자금은 올 들어 4월을 제외하고는 매달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올 들어 6개월 동안 중국의 국내 주식매입 규모는 9,351억원 늘어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중국이 무역수지 흑자 등으로 발생한 자본을 활용해 전세계적으로 투자를 늘리는 가운데 원화강세와 투자다변화 차원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차이나머니의 국내 유입이 급속하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 관계자는 "중국자금의 급속한 유입은 외환시장이나 금리정책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