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이 400만원짜리 홀인원 기념 식수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홀인원 비용` 문제가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한 홀에서 단 한번의 샷으로 볼을 홀에 집어넣는 홀인원은 골퍼라면 누구나 경험해보고 싶은 진기록. 그러나 `홀인원 턱`으로 불리는 만만치 않은 자축 비용 때문에 행운의 상징이 곧 태산 같은 걱정거리로 돌변해 버리는 것이 현실이다.
홀인원 인증서를 발급하는 대한골프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7일 현재까지 전국 골프장에서 나온 홀인원은 모두 346개. 지난해 같은 기간 320개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로 이를 단순 계산하면 연간 약 1,350여개(작년 1,286개)가 쏟아져 `홀인원 풍년`을 이룰 전망이다. 홀인원 비용과 이를 보상해주는 골프보험을 살펴본다.
■홀인원 비용 얼마나 드나= 홀인원을 하면 통상 당일과 추후 기념 라운드의 그린피, 두둑한 캐디피, 볼이나 타월 등 기념품, 기념 식수, 축하회 비용 등을 지출하게 된다. 형편에 따라 동반자에게 양복을 해주는 일도 있다. 최근 한 골프 전문지의 설문조사 결과 남성의 경우 `홀인원 턱`으로 평균 약 700만원, 여성은 이보다 적은 약 400만원을 쓴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기념 식수의 경우 나무나 조형물 등의 종류에 따라 비용이 천차만별이지만 대부분의 골프장에서는 100만원을 지불하면 일괄적으로 처리해주고 있다. 그러나 비회원은 웃돈을 얹어줘도 나무를 심을 수 없는 회원제 골프장도 상당수 있다.
■홀인원, 남의 일만은 아니다= 홀인원은 `기(技)` 못지않게 `운(運)`이 크게 작용한다. 어찌 보면 누구라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100타를 깨뜨린 지 얼마 되지 않은 구력 2년의 회사원 박모(37)씨도 최근 단체모임에서 덜컥 홀인원을 해 뒷수습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처럼 `뜻하지 않은` 홀인원의 비용 부담을 줄이고 싶다면 골프보험 같은 최소한의 안전 장치 마련을 고려해볼 만하다. 골프보험은 삼성, LG, 동부 등 대부분 화재 보험사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손해보험협회 공동 상품이므로 내용에는 큰 차이가 없다. 예를 들어 연간 8만530원의 보험료를 납부하면 홀인원 비용 100만원이 지급되며 골프용품의 도난ㆍ파손 300만원, 사망 후유 장애 5,000만원 등의 보험금이 지급된다. 납부한 보험료는 1년 뒤 소멸되고 프로 또는 아마추어 선수 등록자는 가입할 수 없다.
<박민영기자 mypar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