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아랫배가 심하게 아파 맹장염으로 의심 되는 환자들에게 수술 전 복부초음파검사를 실시한 결과 10%가 맹장염이 아니라 '우측 게실염'이라는 분석결과가 나왔다.한림대성심병원 이관섭(진단방사선과) 교수는 최근 대한초음파학회 학술대회에서 "오른쪽 아랫배가 심하게 아플 경우 맹장염을 의심하는 것이 일반적인 판단"이라면서 "그러나 대장에 붙어 있는 게실에 염증이 생겼을 경우 붙어 나온 게실을 초음파로 관찰하면서 대장벽과 장 주위의 장간막(지방층)에 생긴 염증을 확인하고, 칼라 초음파로 혈류를 체크하면 대장 게실염과 맹장염을 구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이 같은 진단법으로 지난 3년간 맹장염으로 의심되는 1,126명의 환자를 분석한 결과 1,024명은 맹장염으로 확진 받아 수술을 실시했으나 나머지 102명은 우측 대장 게실염이어서 항생제 등 간단한 약물로 치료를 마쳤다"고 밝혔다.
그는 "게실염은 장의 바깥쪽으로 튀어나온 조그마한 꽈리같이 생긴 것으로 서양인은 좌측에 많은 반면에 동양인은 우측에 많다"면서 "국내의 경우 맹장염과 구분을 제대로 하지 않아 상당수가 개복수술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개복한 후 맹장염이 아니더라도 대장이 부어있기 때문에 수술자가 대장암과 구분이 어려워 환자의 약40%가 우측대장을 절제하고, 남아 있는 대장을 소장과 연결해주는 대수술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이번 분석결과가 특별한 이유없이 수술을 받아야 하는 현실을 개선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상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