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엄청난 고통속에 추진된 구조조정은 결국 세계최고수준의 상품을 가진 일류기업을 탄생시키기 위한 초석이다. 세계최고의 상품은 가장 자신있는 분야에서 나오게 마련이다. 가장 사업역량이 높은 핵심분야에 집중해야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최근 대기업들의 투자계획은 이런 점에서 높이 평가할만 하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반도체 설비확충을 위해 올해 국내 제조업사상 최대규모인 5조3,000억원을 투자한다고 한다. 경쟁력이 없는 자동차차분야에서 과감히 손을 떼고나니 핵심분야에 대한 투자여력이 확보됐을 것이다.
반도체사업에서 손을 뗀 LG전자는 CD롬드라이브를 비롯, 에어컨 브라운관 액정표시장치(LCD)등 현재 세계 3위권의 제품에 집중투자해 세계 최고로 키울 계획이다. 일본과 1위를 다투는 조선 및 철강분야 등에서도 해당 기업들의 세계 1위도전계획은 매우 의욕적이다. 모두 그동안의 구조조정으로 좋아진 체력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반도체 빅딜이 해당 그룹 핵심분야의 경쟁력강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그러나 세계 1위의 월드상품 개발이란 의욕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문어발식 확장을 포기하고 한우물을 파는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선진경영기법을 도입해 경영합리화와 사업구조의 내실화를 다지지 않으면 안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세계 일류수준의 연구개발력을 갖추는 일이다.
우리 기업은 이미 전자제품의 경우 휴대폰단말기, D램반도체 등 6개분야에서 세계 1위, 그리고 전자레인지 에어컨 등 5개분야에서 세계2위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이들 분야의 수출기여도는 대단하다. 그러나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선진경제로 진입하려면 세계 1위 제품이 더 많아져야 한다.
일부 품목에 수출이 편중되면 가격 및 수급이 불안정할 경우 수출채산성이 급격히 악화되게 마련이다. 94년 반도체호황이후 반도체가격이 급락하면서 환란으로 이어졌던 뼈아픈 경험을 잊지말고 월드상품의 개발과 확대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다음달 부터 수입선다변화제도가 폐지되면 내수시장에서도 세계 1위를 자랑하는 일본제품과의 경쟁은 격화될것이다. 개방경제에서는 결국 1위제품만 살아남을 수 있다. 기업들의 분발과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이 어우러져야 성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