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2월 3일] 관치의 기술

SetSectionName(); [기자의 눈/2월 3일] 관치의 기술 김영기 기자 (경제부) young@sed.co.kr

시중은행의 행장까지 한 뒤 지금은 물러난 A씨. 그는 2일 기자와 만나자마자 한숨부터 내쉬었다. 백발이 성성한 그가 내뱉은 말은 간단했다. 사람들은 '관치(官治)'를 욕하지만 과연 지금 우리나라에 제대로 된 관치가 존재하느냐는 것이다. 수개월이 지나도록 희석되지 않고 있는 관치 논란. 하지만 현 상황은 진정한 관치의 논쟁이라 볼 수 없을 정도로 핵심을 비켜나 있다. 지금 우리가 비판해야 할 부분은 관치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관치의 기술', 다시 말해 관(官)의 칼을 휘두르는 방법이 투박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뭐가 문제인가. 첫 단추부터 잘못 꿰었다. 당국은 사외이사를 위시로 한 금융 회사의 지배구조에서 금융개혁의 시발점을 찾았다. 물론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일반 국민에게 지배구조 논쟁은 탐탁지 않다. 하루하루 먹고 살기 힘든 상황에서 지배구조 수술이라는 논점은 공허한 외침뿐이다. 그럼 국민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국민은 지배구조가 아닌 금융회사의 '비만함'부터 수술하기를 바라고 있다. 지금 시중은행의 과장급은 8,000만원이 넘는 연봉을 받는다. 공무원으로 따지면 차관급이다. 이것이 천문학적 혈세가 투입돼 살린 은행의 실상이다. 국민은 이런 사실을 알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누구도 이를 손대지 못한다. 오죽하면 한 고위 공무원이 "은행원의 급여를 알려고 하자 당장 노조에서 달려왔다"며 쓴웃음을 지었을까. 나서야 할 곳을 제대로 찾지 못하는 것은 또 있다. 금호의 구조조정 작업이 그것이다. 채권단과 재무적투자자(FI)가 오랫동안 아귀다툼을 하고 있지만 당국은 "채권단이 알아서 할 일"이라며 손을 놓고 있다. 이것은 은행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행위다. 외환위기 직후 구조조정에 참여했던 전직 여신담당 임원은 "은행에 제아무리 맡겨야 일을 마무리하지 못한다"며 "당국은 뭐하고 있느냐. 관치는 이런 때 하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당국은 "외환위기 직후와 상황이 다르고 지금은 나설 수도 없다"고 말하지만 이것은 분명 변명이다. 구조조정을 압박하는 정부를 관치라고 욕할 국민은 없다. 나서야 할 때와 나서지 말아야 할 때를 아는 행위, 국민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관료의 행동, 진정한 관치는 바로 이것이다. [이런일도… 부동산시장 뒤집어보기] 전체보기│ [실전재테크 지상상담 Q&A] 전체보기 [궁금하세요? 부동산·재개발 Q&A] 전체보기│ [알쏭달쏭 재개발투자 Q&A] 전체보기 [증시 대박? 곽중보의 기술적 분석] 전체보기│ [전문가의 조언, 생생 재테크] 전체보기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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