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명박 'BBK의혹' 정면돌파

"대통령 당선되더라도 문제 있으면 책임지겠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5일 주가조작 사건인 ‘BBK 사건’ 연루 의혹에 대해 ‘대통령직’을 걸고 정면 돌파할 뜻을 내비쳤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토론회에서 “대통령에 당선 되더라도 BBK 관련 문제가 있다면 대통령직을 걸고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법적으로 문제가 있으면 당연히 책임을 지는 것이다. 불법 상태로는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것에도 문제가 있다”며 “대통령도 문제가 있으면 사직하는 쪽으로 법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가 대통령직을 건 것은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한 발언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이회창 전 총재 출마설로 불고 있는 ‘창풍(昌風)’ 대응책과 무관치 않다. 이 전 총재의 위협적인 지지율이 이 후보의 ‘낙마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 표출이라는 게 이 후보측의 판단이다. 즉 ‘창’의 위력을 꺾기 위해선 이달 중 귀국할 것으로 알려진 김경준씨 문제, 즉 BBK 사건을 진화하는 게 1차 과제란 것이다. 당내에서는 홍준표 의원이 주도하는 네거티브 방어팀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홍 의원측은 “당시 유력 정치인이자 돈도 많았던 이 후보가 주가조작 따위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유권자들의 ‘상식’에 호소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도 이날 토론회에서 이런 방향으로 발언 방향을 맞췄다. 그는 “주가를 조작해서 생긴 피해자가 5,000여명이나 된다는데 5년간 나를 고발하지 않고 왜 김경준씨하고만 법정 다툼을 계속 하고 있겠느냐. 내가 그 사건과 관련 없다는 걸 피해자들이 더 잘 알고 있다는 뜻”이라며 “내가 뭐가 아쉬워서 주가나 조작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후보는 이어 이 전 총재 출마설과 관련, “이 전 총재는 아직 한나라당 당원이고, 당을 창당한 주역이고, 대통령 후보를 2번이나 했다”며 “한국 정치를 보면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소속 정치인이 경선을 거치지 않고 당의 승리를 방해하려 한다는 점을 우회 비판하면서, 이 전 총재의 약점인 ‘명분’ 문제를 짚고 넘어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그는 이 전 총재 출마를 전제로 한 패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이 전 총재가 출마하면, 나도 출마하니까, 당연히 할 얘기가 있을 것”이라며 대결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한편 이 후보는 “불과 보름 전쯤 이 전 총재와 점심식사를 할 때 그가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모으자고 해서 그를 믿었다. 한 점 의심하지 않아 전혀 대비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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