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100년 살 수 있는 주택 짓자

사람은 누구나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원한다. 평균 수명의 증가 추세를 볼 때 앞으로 사람의 수명은 100세 전후가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주택의 수명은 어떠한가. 재개발이나 재건축이 활성화하면서 주택의 수명은 25년도 채 안되고 있다. 사실 사람의 수명이 길어진다고 해서 반드시 주택의 수명도 길어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주택의 수명이 짧아져서 나타나는 부작용을 생각한다면 이 문제를 깊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오는 2020년에는 건설 분야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중 재건축이나 재개발로 인해 발생하는 폐기물이 약 7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심각한 환경문제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주거지 이동에 따른 경제적 비용을 감안해볼 때 엄청난 자원낭비와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킨다. 이러한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는 적어도 100년 이상 살 수 있는 ‘장수명 주택’을 개발해 재개발이나 재건축의 주기를 늘려야 한다. 장수명 주택이 되기 위해서는 구조가 튼튼해야 한다. 하지만 사는 사람들이 살기 좋게 내부 공간이나 시설 등을 바꿀 수 없다면 거주자는 요구에 맞는 다른 집으로 이사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자녀가 성장해서 넓은 집이 필요하면 옆집이나 윗집을 터서 쉽게 확장할 수 있는 구조가 돼야 한다. 나중에 노인만 남게 될 경우에는 큰 집을 두 세대로 분리할 수도 있어야 할 것이다. 이처럼 가족구성의 다양한 변화에 맞게 주택을 고칠 수 있다면 정든 집을 떠나지 않고도 오래 살 수 있는 집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이 사람이 주택과 100년을 함께할 수 있는 공동주택을 제공하기 위해 대한주택공사 부설 주택도시연구원에서는 건설교통부의 건설핵심기술 연구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내구성 및 가변성을 가지는 장수명 공동주택 기술개발’을 연구하고 있다. 세부적인 건축계획, 구조, 설비, 제도 및 유지관리 분야에 대해서도 전문연구 기관과 협동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저변 확대를 위해 민간 기업과도 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실물 실험주택 건립과 시범단지 조성사업을 통해 장수명 공동주택의 실용화를 위한 기술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인간, 자연 그리고 미래를 위한 지속가능한 건축 및 환경을 생각하며 집을 지어야 한다. 집의 원재료인 땅에 대한 소중함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땅은 유한한 자원으로 후손에게서 미리 빌려 쓰는 것이며 집은 후손에게 대대로 물려주는 유산이다. 땅의 효율적인 개발로 먼 앞날을 내다보고 집을 지었다는 평가를 후손으로부터 받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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