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월드컵 특수 실종…기업들 울상

공식 후원사 현대차 검찰수사로 마케팅 차질 우려…디지털 TV업계도 LCD패널 출하량 안늘어 속앓이


독일 월드컵 경기를 60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월드컵 특수기대감에 한껏 들떠 있던 국내 대기업들이 잔뜩 울상을 짓고 있다. 월드컵 공식 후원사인 현대자동차는 최근 검찰 수사 여파로 글로벌 마케팅전략에 행여 차질을 빚을까 우려하고 있으며 전자업계도 당초 기대만큼 LCD패널 출하량이 늘어나지 않아 마음을 졸이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독일 월드컵행사기간 중 자사 차량을 최대한 노출시키며 국내외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여야 하지만 현재로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여유가 사실상 없는 실정이다. 현대차는 올해 월드컵 마케팅 비용으로만 1,000억원 이상을 투입, 대회기간 동안 공식차량을 후원하는 것은 물론 대회를 전후해 월드컵 팬카페 개설 및 주요경기 관람기회 제공 등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할 예정이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월드컵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라며 “아직까지 자금집행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주요 임직원들의 해외출장이 자유롭지 못한데다 대외적인 이미지 관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어 마케팅 효과가 반감되지 않을까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후원을 통해 약 6조2,000억원의 홍보효과를 거둔 것으로 자체평가하고 있으며 이번 2006 독일 월드컵에서는 이보다 50% 가량 늘어난 9조원의 홍보효과를 기대하고 있었다. 디지털 TV업체도 마찬가지다. 6월 월드컵을 앞두고 완제품인 TV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지난달 말부터 LCD패널의 출하량이 증가세를 보여야 하지만 기대만큼 LCD패널 출하가 정체상태를 보이고 않다. 특히 월드컵 마케팅을 위해 가전업체들이 LCD TV 가격은 계속 인하하면서 LCD 패널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요증가에 따른 출하량 증가는 기대이하 수준이다. 이와 관련 최근 대만 LCD 시장동향을 살펴보고 돌아온 민후식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TFT-LCD 산업에서 기대했던 월드컵 특수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가격하락과 함께 수요가 증가해 매출확대로 이어져야 하지만 대만 LCD 업체들의 출하량은 정체되거나 오히려 소폭 감소하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세계2위 편광필름(LCD패널의 원재료) 생산업체인 대만 옵티맥스의 4월 출하량은 3월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고 11일 발표된 3월 실적은 2월보다 오히려 8% 감소했다. LG필립스LCD 관계자는 이에 대해 “올해 세계 TFT LCD산업은 이미 상반기 공급과잉, 하반기 공급부족으로 전망했다”며 “월드컵 특수의 경우 공급과잉 상태에도 불구하고 40인치 이상의 대형 LCD TV 등을 중심으로 나타날 것이고 대형 LCD 패널, 주요부품, 재료 등은 공급난에 시달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국내 기업들이 월드컵 특수를 타고 본격적인 실적 회복세를 탈 것으로 기대됐지만 대내외 환경 변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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