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한웅 연세대 물리·응용물리사업단 부교수<br>'양자전자물성' 원자수준 소자 상용화 앞당길 듯<br>테라비트급 소자 구현 최소선폭 금속배선 개발도
| 실리콘표면위에 자기조직적으로 굼속원자선을 성장시켜 새로운 형태의 물질계를 발견한 염한웅 교수(앞에서 오른쪽)를 비롯한 연구팀. 이번 쾌거는 나노과학 및 표면과학의 발전에 한 획을 긋게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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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방향으로 정렬되어 성장한 가돌리늄 실리사이드 나노선과 나노선 배열. 금속나노선 배열은 초고집적 실리콘소자를 개발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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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선은 1차원적으로 펼쳐져 있는 선적구조를 갖고 있다. 이 원자선이 금속적인 성질을 띌 경우 1차원 금속전자계의 특이물질 특성을 갖게 되는 데 그 동안 학계에서는 금속적인 성질을 갖는 원자선이 전하밀도파, 비페르미액체거동 및 현대의 고체물리학의 주요한 과제들과 관련된 성질을 보일 것으로 예견 돼 왔다.
8월의 과학기술자로 선정된 염한웅 연세대 물리ㆍ응용물리사업단 부교수는 바로 원자선을 집중 연구한 국내의 대표적인 과학자다.
염 교수는 실리콘 표면 위에 자기조직적으로 금속원자선을 성장시켜 새로운 형태의 물질계를 제시하는 쾌거를 이뤘다. 염 교수팀이 최초 발견한 신물질계의 특이한 ‘양자전자물성’(금속상의 불안정성에 의한 금속-비금속 상전이)은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고, 나노과학 및 표면과학에 한 획을 긋고 있다.
◇한발 다가선 고체물리학의 꿈= 20세기 고체물리학이 이룬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바로 트랜지스터의 발명이다. 이후 고체물리학은 각 종 고체소자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현대 과학은 일대 혁신을 맞이하게 됐다.
고체물리학은 고체상태에 있는 물질이 나타내는 여러 물리적 특성을 원자 또는 분자의 결합상태를 바탕으로 이해하려는 물리학의 한 분야다. 각종 합금, 자성체, 유전체, 형광체, 특수유리, 고분자재료 등은 모두 고체물리학의 산물이다.
염 교수팀이 발견한 양자전자물성은 고체물리학의 또 하나의 쾌거로 평가되고 있다. 양자전자물성 자체가 신 물질계인데다가 이를 계기로 새로운 다양한 신물성 발견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의 성과가 집적될수록 ‘원자수준에서의 물질과 물성을 제어’할 수 있는 고체물리학의 꿈도 실현할 수 있다는 게 학계의 평가다.
염 교수팀이 발견한 실리콘 표면위 원자선의 금속-절연체 상전이 현상은 보단 안정적으로 금속성성질을 갖는 원자수준의 도선을 성장시키는 방법을 개발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실리콘 위의 원자선 배열이 실온에서는 금속성을 갖고 있지만 일정온도 이하에서는 상전이를 일으켜 전하밀도파가 형성된 절연체가 되는 현상을 발견했다. 더구나 원자선의 전자물성을 인위적으로 제어할 수 있게 돼 원자ㆍ분자수준의 소자 개발과 상용화도 앞당길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테라비트급 3세대 반도체 소자 구현 가능= 염 교수팀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세계 최소 선폭의 금속배선도 개발했다. 이 금속배선은 차세대 실리콘 소자인 테라비트급 3세대 반도체 소자 구현이 가능케 됐다.
기존 실리콘 반도체소자의 금속배선에 비해 선폭을 25분의 1로 줄인 금속실리사이드 나노선을 실리콘 기판 위에 직접 성장시키는 기술이다. 염 교수팀의 이 기술은 이 분야 국제 저널인 ‘피지컬 리뷰 레터스’ 에도 게재 될 정도로 획기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금속배선이란 반도체 소자에 전기신호를 흘려 보내주는 부분. 트랜지스터, 축전지 등과 함께 소자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다. 염 교수팀이 개발한 금속실리사이드 나노선은 그 선폭이 2나노미터로 원자 10여개의 크기에 불과하다. 최신 초고집적 실리콘소자에 쓰여 온 금속배선 선폭의 25분의 1에 해당한다.
물론 금속실리사이드 나노선은 2000년 미국의 휴렛패커드사 연구진에 의해 최초로 소개돼 주목을 끌었다. 그러나 기초적인 물성과 성장제어 방법 등의 기술이 확보되지 않아 실용화에 성공하지 못한 상태. 염 교수팀은 가돌리늄(Gd)이라는 특수한 금속과 특별히 가공된 기판을 사용해 원자 크기의 나노선을 일정 간격으로 한 방향으로 정렬하는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2㎚급 금속배선의 상용화 가능성을 높인 것.
특히 염 교수팀이 개발한 기술은 실리콘 기판을 이용하기 때문에 기존 반도체 공정에 바로 상용화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물론 반도체 소자의 크기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됐고 집적도도 높여 컴퓨터 칩의 성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 용어 설명
◇원자ㆍ분자소자= 원자 한 개 또는 분자 한 개를 사용하여 전하나 스핀과 같은 정보를 지진 물리량을 기록하고 전달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단위. 물리적으로 가능한 최소한의 크기를 가지고 있는 꿈의 소자다. 일부 초보적인 수준의 기억 및 스위치 소자들이 실험실에서 구현되고 있다.
◇금속선의 불안정성= 금속전자가 매우 폭이 작은 선에 갇히면 그 운동이 일차원적으로만 가능해 여러가지 새로운 물리적인 성질이 나타나게 되는 데 이중 대표적인 것이 전도성이 저온에서 사라지는 게 되는 현상이다. 2003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전도성 고분자 등에서 발견됐다.
◇금속원자선= 물질로서 가능한 최소한의 폭, 즉 원자 한 개의 폭을 지니는 새로운 형태의 극한적인 물질계다. 나노 소자 및 미래의 분자소자 등에 응용이 가능하다.
◇상전이= 물질이 다른 상 또는 다른 변태로 상태를 옮기는 협동현상. 기체의 액화, 고체의 융해, 전도체가 정상상태에서 초전도체로 옮겨지는 현상 등이 모두 상전이 현상이다.
◇나노과학= 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다.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 대략 원자 3~4개의 크기에 해당한다. 나노과학은 바로 1나노 크기의 상태에서 관련 기술을 연구하는 것으로 물리ㆍ재료ㆍ전자 등 기존의 재료분야들을 횡적으로 연결, 새로운 기술영역을 구축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알 수 없었던 극미세 세계에 대한 연구를 통해 DNA구조를 이용한 동식물의 복제, 강철섬유, 대규모 집적회로 등의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테라비트= 데이터의 전송속도가 초당 1조비트에 달한다. 테라급 메모리는 조 단위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동전크기의 1테라비트 메모리안에는 CD 1,500장 이상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