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자금난속 「깜찍이소다」 효자

◎미완성 달팽이 광고/청소년에 선풍적 인기/해태음료 월 35억 매출해태음료(대표 김현곤)의 「깜찍이소다」가 음료비수기인 겨울철에 월 30억∼35억원의 깜짝매출을 올리면서 회사 자금난 극복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지난 9월 시판에 들어간 깜찍이소다는 앵두와 딸기과즙을 넣은 앵두베리와 애플베리, 포도베리등 3가지 맛의 저탄산 과즙음료다. 해태음료는 당초 깜찍이소다를 단순히 롯데칠성음료의 「후르츠소다」에 대응하기 위한 구색상품 차원에서 내놓았다. 하지만 깜찍이소다는 청소년층으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예상외로 높은 매출액을 기록, 관련업계는 물론 해태음료조차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탄산음료중에서 요즈음 월 매출액 30억∼35억원을 넘는 제품은 「코카콜라」 「펩시콜라」 「칠성사이다」 등 몇개에 불과하다. 특히 해태음료가 주력품목으로 키웠던 「축배사이다」 「콤비콜라」도 날씨가 추워지자 매출이 뚝 떨어진 상태다. 이처럼 깜찍이소다가 「갈아만든배」에 이어 히트를 치자 이에 자극받아 롯데에서도 올해초에 선보였던 「아기공룡 둘리」의 맛과 디자인을 바꾸고 용량도 2백㎖로 줄여 조만간 재출시할 예정이다. 깜찍이소다의 성공에는 용량을 경쟁제품에 비해 훨씬 적은 2백㎖로 줄이고 소비자가격도 4백원으로 낮게 책정한것이 적중했다. 용량 2백㎖가 여름철 갈증해소에는 미흡할지 모르지만 음료를 많이 마시지 않는 요즘에는 적당하다는 것. 게다가 「미완성 광고」도 크게 기여했다. 해태음료는 당초 진흙인형을 이용한 클레이메이션 기법을 동원, 달팽이 여러 마리와 깜찍이소다를 등에 업은 거북이 한마리의 깜찍한 연기를 보여줄 예정이었다. 하지만 관련 분야 전문가가 부족한데다 재료를 구하기 어려워 제작기간이 오래 걸려 시판때까지 광고를 다 만들지 못했다. 이에 시간을 벌기 위해 달팽이 한마리가 들어간 간단한 애니메이션 광고를 임시로 내보냈다. 광고문구도 「어떡하지, 광고를 아직 못 만들었는데…」라는 광고제작자가 걱정하는 말을 사용하는 한편 「이 달팽이는 뭐지」란 질문을 던져 궁금증을 유발하는 방법을 동원했다. 그런데 이 광고는 예상밖의 결과를 낳았다. 무슨 제품 광고냐는 소비자들의 문의가 쏟아졌으며 초등학생들은 가게에서 『달팽이가 나오는 제품을 달라』고 할 정도였다. 미완성 광고가 제품 인지도 제고에 큰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문병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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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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