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살아난 대우일렉 "희망이 보인다"

혹독한 구조조정끝 11분기만에 흑자전환<br>"세탁기분야 확실한 3강구도 구축" 자신감<br>매각작업 탄력… 7월엔 중구 신사옥 이전



“직원들에게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쳐난다.” 지난 1ㆍ4분기에 5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대우일렉트로닉스(옛 대우전자) 본사는 요즘 활기에 차 있다. 장기간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이에 동반된 대규모 구조조정 속에서 탈진했을 법도 한데 직원들의 표정에서는 지친 기색 대신 기대감이 묻어났다. 대우일렉이 2005년 3ㆍ4분기 이후 10분기 이상 계속되던 적자행진을 마감했다. 만성적인 적자구조를 끝냈다는 성취감에다 삼성과 LG에 밀려 움쭉달싹 못하던 처지를 떨치고 세탁기를 중심으로 독자적인 생존기반을 탄탄하게 다지면서 자신감도 되찾기 시작했다. 때마침 오는 7월에는 영욕의 세월을 보냈던 아현동 본사를 떠나 시내 한복판인 중구 저동으로 이사를 한다. 새로운 출발점에 서는 셈이다. ◇긴 적자의 터널, 희망이 보인다=지난해까지도 대우일렉에는 퇴색한 본사 건물만큼이나 암울함이 가득했다. 매각작업이 진행되고 있었지만 부활에 대한 기대감을 선뜻 얘기하기란 쉽지 않았다. 비디오콘 컨소시엄과의 매각작업도 불발에 그쳐 회사는 결국 1,530명을 감원하고 IS사업부와 일부 공장을 매각하는 뼈아픈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고진감래일까. 구조조정의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고 분위기는 1ㆍ4분기를 계기로 반전되기 시작했다. 흑자전환의 일등 공신은 올해 초 선보인 ‘드럼업 세탁기’였다. 경쟁사들이 아름다움을 위한 디자인 경쟁을 벌일 때 대우일렉은 주부들의 허리 굽힘을 고민하며 세탁기 드럼의 각도를 높인 ‘기능성 디자인’을 내세워 시장에 파란을 일으켰다. 대우일렉은 국내 세탁기 시장에서 10% 남짓하던 점유율을 30%대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세탁기 분야에서는 적어도 3강 구도를 만든 셈이다. 정상화 기운은 신사업에 대한 의욕으로 이어지고 있다. 회사 측은 최근 시스템 에어컨과 빌트인 가전 등 신사업 진출을 선언하며 회사 가치를 높여가고 있다. 특히 시스템 에어컨에 렌털 개념을 도입하고 빌트인 가전에서는 경쟁사와 협력하는 등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17년 아현동 시대 마감, 중구에 새 둥지=회사가 정상화되면서 매각작업에도 탄력이 붙고 있다. 2월 미국계 사모펀드인 모건스탠리PE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실사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 이변이 없는 한 이르면 이달 중 본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매각작업이 끝나면 무던히도 힘들었던, 하지만 영광의 시간도 함께했던 ‘17년 아현동 시대’를 끝낸다. 새 보금자리도 정해졌다. 명동성당 대각선 방향에 있는 중구 저동의 남대문세무서 신청사 자리다. 오래도록 사용하던 낡은 사무기기도 이사를 하면서 모두 신제품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올 들어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며 “사옥 이전이 새로운 도약을 이루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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