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포춘코리아 500] "내실경영 초점"…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순익 36% 껑충

■ 500대 기업 실적 분석해보니…<br>생산성 지표는 전년보다 악화<br>수출 대기업들 환율 덕 '톡톡'<br>녹색인증 30개사 200위안에




국내 500대 기업(이하 포춘코리아 500)은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전년보다 훨씬 많은 이익을 냈지만 생산성 지표는 나빠졌다. 포춘코리아와 서울대 경영연구소가 포춘코리아 500을 분석한 결과 이들 500대 기업의 지난해 자산 1원당 매출액은 1원10전에서 1.0원으로, 순자산 1원당 매출액은 3원80전에서 3원30전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성을 보여주는 간접적 지표인 매출액 대비 당기순이익률, 자기자본이익률 등은 소폭 올랐지만 이는 사실상 환율 등 외부변수 덕분인 것으로 분석됐다. 500대 기업이 지난 2009년에 올린 매출은 2,245조5,217억원으로 전년보다 3.7% 줄었지만 당기순이익(63조6,527억원)은 36.2%나 늘었다. 기업들이 경기침체로 제품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수출도 부진했지만 금융위기에 맞서 내실경영에 초점을 맞춘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수출 대기업의 경우 환율 덕을 톡톡히 봤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지난해 원ㆍ달러 평균 환율은 1,276원40전으로 2008년보다 15.7% 평가절하됐다. 국내 상장기업 손익분기점을 이루는 환율이 1,113원(2009년 2ㆍ4분기 기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009년 환율 환경이 500대 기업의 수출경쟁력을 높이는 지렛대 역할을 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올해 포춘코리아 500대 기업 리스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들의 대약진이다. 현대차(3위), 기아차(16위), 현대모비스(29위)의 매출 순위가 지난해보다 각각 3, 9, 9계단 뛰어오르면서 500대 리스트의 최상위권에 포진했다. 최근 검찰 수사로 주목받고 있는 흥국생명은 지난해 128위에서 올해 76위로 1년 사이에 52계단 상승해 500대 기업 가운데 순위가 가장 많이 오른 기업 중 하나로 기록됐다. 올해 포춘코리아 500의 문턱은 더 높아졌다. 500위 턱걸이를 한 오리엔탈정공의 매출액은 4,965억원으로 지난해 꼴찌(쉬핑랜드)보다 219억원 많았다. 지난해 포춘코리아 500에 들어 있던 60개 기업이 이번에 탈락하고 그 자리를 다른 60개 기업이 차고 들어와 1년 사이에 전체 500개 기업의 12%가 교체됨으로써 한국 경제의 역동성을 보여줬다. 포춘코리아 500 기업은 지난해 주식시장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500대 기업 중 상장회사는 319개사로 이 가운데 80.8%인 258개사의 주가가 지난해 한해 동안 크게 올랐다. 이들 기업 주가는 2009년 초~2009년 말 평균 100.8% 올라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49.7%)과 코스닥지수 상승률(54.7%)을 2배가량 앞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최대 경제 화두 중 하나였던 녹색성장 관련 기업들이 포춘코리아 500 리스트에서 주요 비중을 차지했다. 500대 기업 중 정부기관에서 녹색인증을 받은 기업은 30개로 이들 대부분이 200위 안에 안착했다. 친환경에서 신성장동력을 찾는 녹색기업들의 경영성과가 대체로 좋았다는 방증이다. 올해 포춘코리아 500 무대에 데뷔한 60개 기업 중 전주페이퍼(385위), 드림리츠(390위), 일레븐건설(447위) 등 41개사는 전년도에 비해 매출이 크게 증가한 덕분에 오를 수 있었고 나머지 19개사는 ▦연결감사보고서 작성 ▦주식시장 상장 등으로 자격조건이 갖춰졌거나 회사가 신규로 설립된 경우다. 신규 설립 회사는 한국스탠다드차타드금융지주(44위), 엘지하우시스(182위), 삼성디지털이미징(193위) 등이다. 포춘코리아 500의 업종별 매출 비중은 ㈜LG와 같은 지주회사가 다수 포진된 전문서비스업이 가장 컸다. 지주회사체제로 지배구조를 바꾸는 기업이 늘어남에 따라 이 업종으로 분류된 기업들의 전체 매출액(308조5,014억원)이 전년에 비해 4.6% 높아졌다. 수상운송업은 매출이 55.5% 감소해 기업 외형이 가장 위축된 업종으로 나타났다. 포춘코리아 500대 기업의 지난해 전체 매출은 그해 국내총생산(명목GDP, 1,063조591억원)의 2배가 조금 넘는 규모다.
DSD삼호·앰코테크놀로지 빛났다


각각 초고속 성장·최고 수익률 기업 1위에 올라


부동산개발회사 DSD삼호가 국내 500대 기업(이하 포춘코리아 500) 가운데 지난해 외형과 이익 측면에서 가장 높은 성장속도를 낸 초고속 성장기업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기업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는 500대 기업 중 가장 높은 이익률을 달성해 최고수익률 기업 1위에 올랐다.

한국일보ㆍ포춘코리아가 서울대 경영연구소와 공동으로 발표한 포춘코리아 500 중 ▦매출액 증가율 ▦당기순이익 증가율 ▦500대 순위상승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초고속 성장기업 50개를 뽑아본 결과 DSD삼호(종합순위 170위)가 1위에 올랐다. DSD삼호는 전년 대비 매출액 282.6%, 당기순이익이 617.3% 증가한 가운데 500대 기업 종합순위는 313계단 상승했다. 뒤이어 제이엠아이ㆍ동양건설산업이 각각 이 부문 2ㆍ3위를 차지했다.


당기순이익 증가율만 놓고 보면 드림리츠(초고속 성장기업 28위, 종합순위 390위)가 3,440%로 1위였고 매출액 증가율 면에서는 전주페이퍼(종합순위 385위)가 411%로 최고를 기록했다. 전주페이퍼는 매출이 크게 늘었으나 당기순이익이 79% 줄어 초고속 성장 50위에 들어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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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 성장기업 50개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업종은 부동산개발ㆍ자동차ㆍ전기전자였다. 미국 빅3가 주춤한 사이 현대자동차가 급성장했고 이에 따라 부품회사들도 크게 혜택을 누렸다. 전기전자업종은 ▦메모리반도체 수요 확대 ▦LED TV와 스마트폰 등 IT제품 등에 대한 수요 증가 ▦환율효과에 따른 수출호조 등에 힘입어 선전했다.

최고수익률 기업 1위에 오른 앰코테크놀로지는 ▦매출액 대비 당기순이익률 33.5% ▦자기자본이익률 102.1%를 기록해 500대 기업 중 가장 탄탄한 경영을 했다. 앰코테크놀로지에 이어 삼성코닝정밀소재ㆍ아사히초자화인테크노한국이 각각 2ㆍ3위에 올랐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에 이은 신작 게임 아이온의 대박으로 최고수익률 기업 1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삼성코닝정밀소재㈜ㆍ삼성엔지니어링㈜ㆍDSD디삼호㈜ㆍ㈜삼탄ㆍ㈜성우하이텍ㆍ㈜부영ㆍ㈜엔엑스씨ㆍ㈜녹십자ㆍ㈜엔씨소프트ㆍ㈜일레븐건설 등 10개사는 초고속 성장 부문과 최고수익률 부문에 동시에 뽑혀 님도 보고 뽕도 땄다.

신기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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