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3자인수 조기매듭 의지/한보철강 기업설명회 왜 열었나

◎장밋빛 설명 일색에 반응은 “시큰둥”/1조5천억 추가투자 등 걸림돌 많아한보철강 관리인단이 16일 기업설명회를 가진 것은 당진제철소의 새주인을 가능한 한 빨리 찾아주기 위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현재와 같은 어정쩡한 위탁경영보다는 자금과 경영능력이 있는 특정기업이 인수하는 것이 한보철강의 조기경영정상화에 유리하다는 정부와 한보철강 관리인단의 의중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보철강에 대한 국회청문회와 특혜대출의혹에 대한 수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이처럼 기업설명회를 연 것은 제3자인수문제를 조기에 매듭 지으려는 강력한 의지표명으로 볼 수 있다. 채권관리인단이 기업설명회에서 강조한 것은 당진제철소가 4년후에 적자수렁에서 벗어나 흑자를 실현할 수 있으며, 10년후에는 누적적자를 완전히 실현할 수 있다는 것. 더 나아가 13년후에는 막대한 부채를 완전히 상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전망은 다소 낙관적이지만 주위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당진제철소가 부실덩어리가 아니고 추가자금이 적기에 투입, 능력있는 새주인이 경영을 맡을 경우 경영정상화를 이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당진제철소가 충분히 「상품가치」가 있다는 말이다. 손근석 재산보전 관리인이 이와관련, 『그동안 과잉투자 비자금 의혹 등 부정적인 측면만이 부각된 한보철강의 경영전반에 관한 종합적인 현황과 앞으로의 계획을 자세히 알리기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강조한 것도 마찬가지다. 포철과 채권보전관리인단이 이날 행사에 현대 LG 등 30대그룹과 동국제강 등 철강업체, 채권은행단 관계자들을 대거 참석시켜 당진제철소의 중장기비전을 설명한 것도 기업들에 「한보세일」을 조기에 성사시키기 위한 것이다. 고창현 한보철강 기조실장은 『2001년 흑자실현을 위해 A지구 열연 철근공장을 내달부터 완전 가동하고, B지구의 열연 냉연공장건설을 가능한 한 앞당길 계획』이라며 자신감을 표시했다. 관리인단의 전망에 따르면 당진제철소는 올해 6천9백49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고, 이후 98년 1조2천6백15억원, 99년 1조6천8백5억원, 2000년 1조7천4백50억원, 2005년에 2조78억원을 각각 올릴 것으로 추정됐다. 한보측은 이같은 전망에 대해 비관적이지 않으며 달성 가능하다고 기대하고 있다. 이미 A지구 봉강과 열연공장은 부도이전의 가동률을 회복했으며, B지구의 주요 설비들도 완공되면 당초 계획했던 올해 매출목표 달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열연 냉연강판의 내수가격을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올려 일본철강재 내수가격의 95%수준까지 근접시키면 장기매출목표달성은 순조롭게 이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같은 중장기 비전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도 많다. 앞으로 제3자인수 등 매각절차를 밟을 때까지는 해결해야 할 걸림돌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우선 완전경영정상화를 위해 1조5천8백85억원규모의 추가투자비가 필요하지만 이의 재원조달방안이 아직 불투명하다. 이 경우 당진제철소의 총투자비는 6조5천8백55조원으로 늘어나고, 금융비용도 연간 6천억원에 달해 엄청난 금융비용부담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또 위탁경영진과 채권보전관리인단의 의중대로 매각절차가 차질없이 이뤄질 수 있을지도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민간기업들이 한보철강 인수에 따른 정책금융이나 금융비용 탕감 등이 없을 경우 천문학적인 부채를 안고 있는 한보철강을 선뜻 인수할 가능성이 있을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기업설명회에 참석했던 일부 기업관계자들도 한보철강측의 낙관적 청사진에 의문을 표시했다. 『한보철강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채권관리인단의 경영정상화계획은 다소 장밋빛』이라는게 철강업계 참석자들의 지적이다.<문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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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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