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으로 육욕에 빠졌던 서문경을 두고 반금련이 ‘당신은 가죽 공 같아. 갈라진 틈만 있으면 바로 튀어 올라오는 것이. 만약 당신 뜻대로 하게 두면 천하의 부인네 모두를 가지고 놀려들걸.’이라고 평했다.
하지만 천하의 정력가인 서문경도 과도하게 색을 탐한 탓에 젊은 나이에 약에 의존했는데, 결국몽환제(夢幻劑)라는 정력제를 과용하여 요절하고 말았다.
인류는 고대부터 성적 능력의 향상과 회춘을 목적으로 다양한 정력제를 조제해왔다. 특히 군주의 건강한 성능력이 국력이라고 여겼던 국인들의 정력제에 대한 맹신은 대단했으니, 정력제를 담당하는 신하도 있었다.
정력제에 대한 기록을 살펴보면, 춘휼교라는 약이 처음 나온다. 한나라의 군주 유오는 비연과 함덕 자매를 총애하여 육욕에 빠졌으나, 기력이 따라주지 못했다. 해서 여러 가지 처방과 약제를 구해 복용했으나, 효과를 얻지 못했다. 그러던중소의라는 벼슬아치가 구해 온 춘휼교를 먹고 관계가 가능해 졌다고 한다. 하지만 춘휼교로 기를을 회복한 성제는 며칠간 색을 탐하다 절명하고 말았다.
다음으로는 중국 의학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장중경이 제조한 한식산이다. 여러 약제와 유황을 섞어만든 이 약은 양기를 증진시키는 효과가 있어 널리복용되었는데, 약성이 매우 강해 장기 복용하면 전신에 열이 나고 정신이 혼미해지는 부작용이 있었다. 심지어 신체 각 부분이 썩고, 학질에 걸리거나 비명에 죽는 일도 있었으니, 이 약으로 장안의 뭇 여성을 품에 넣었던 하안이라는 한량은 온 몸에서 나
는열과 정신착란으로 우물에 뛰어들어 급사하고말았다.
하지만, 정력제로 인한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남성들의 욕망은 수그러들지 않았으니, 급기야 손태공이라는 돌팔이가 등장한다. 약 처방을 업으로 삼아 관리들과 친분이 있었던 그는 어린 사내아이에게 조혈제를 먹여 몸을 퉁퉁 불게 만든 후에 음경을잘라 미약(媚藥)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 약 역시 정력 증진에 별다른 효과가 없었기에 사람들의 외면을 받았고, 손태공은 백성들의 돌팔매에 맞아 죽었다고 한다.
오랜 세월 인류가 선호한 대표적인 정력제는 물개의해구신이다. 2-3개월의 번식기간 동안 2,000여회나 교미를 하기 때문에 무척 비싸게 거래된다. 하지만 실험 결과 다량의 만성호르몬이 함유되어 있어 원기회복에는 효과가 있으나, 발기부전 치료의특효제라고는 볼 수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가장 좋은 정력제는 값비싼 약제가 아니라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생활태도와 식습관, 그리고 적당한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운동으로 땀을 흘려야만 침대에서도 활기차게 즐거움의 땀을 흘릴 수 있는 것이다. /퍼스트비뇨기과원장 drkim@drim2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