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국사 내수시장 잠식 가속

외국기업들의 국내 제조업진출이 본격화되면서 주요업종의 시장 주도권이 해외업체들에게로 넘어가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90년대 중반 한국시장의 과소비 풍조를 틈타 내수 시장 잠식을 목적으로 투자에 나섰던 해외업체들이 외환위기이후 자본 투자를 통해 국내 제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이같은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문용지 시장은 이미 외국기업들의 각축장으로 변했으며 한국 건설기계시장의 주도권도 스웨덴 볼보사에 의해 장악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시멘트=한라시멘트는 알에이치시멘트에 지분매각을 하는 것과 함께 영업권 양도를 진행 중이다. 쌍용양회 동해공장 역시 별도법인으로 분리한 후 지분참여 방식으로 외자유치를 할 계획. 그렇게 될 경우 6,100만톤규모의 국내 시멘트생상량 중 3분의 1정도를 외국 업체에서 보유하게 된다. 향후 내수시장에서 외자기업의 영향력이 지대해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유통=프랑스 까루프는 95년 한국법인 설립에 이어 96년 1호매장인 중동점을 오픈한 후 현재 8개 대형 매장을 운영 중에 있다. 세계 최대의 유통업체인 미국 월마트 역시 98년 한국마크로를 인수한 후 현재 국내에 4개 대형 매장을 운영하하고 있다. 국내 할인점시장규모는 연간 약 5조8,000천억원정도 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E마트·킴스클럽 등 토종 할인점들과 수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제지(신문용지)=캐나다의 노르스케코크, 노르웨이 아비치비콘솔리데이티드사 등 2개사가 각각 2억달러, 한솔그룹이 2억달러 등 총 6억달러를 투자, 한솔제지를 인수한 후 지난 4월말 자본금 6억달러의 팝코코리아를 출범했다. 이에앞서 노르스케코크는 신호제지 청원공장을 인수해 한국노르스케코크를 설립한 바 있다. 이에따라 팝코의 연간 생산규모는 120만톤으로 국내시장 62%를 점유, 독점적 위치를 확보했다. ◇굴삭기 등 건설기계=볼보는 지난해말 삼성기계 건설기계사업부를 5억달러에 인수해 볼보건설기계코리아를 설립하고 국내 건설기계시장을 대우중공업과 양분하고 있다. 국내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35%. 볼보는 앞으로 볼보코리아을 아시아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삼고 투자를 확대해나갈 계획인데 그렇게 될 경우 한국시장 석권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종묘·농약=국내 종묘업계 1-3위인 홍농종묘·중앙종묘·서울종묘를 비롯 청원종묘도 외국기업에 넘어갔다. 소비자에게 친숙한 삼성제약의 「에프킬러」, 동화약품의 「홈키퍼」 등 화학공업 농약사업 부문 역시 모바티스에, 6위인 전진산업은 롱프랑이 인수했다. ◇기타=제조업 뿐아니라 금융·서비스·물류 등 부가가치가 높은 부문마다 외국기업들의 영향력이 확산되고 있다. 은행의 경우 독일계 코메르츠은행이 외환은행과 합작, 국내에 진출해 있고 제일은행 역시 조만간 외국은행에 매각될 예정이어서 기존 한미은행에 이어 외국계 금융기관의 국내시장 진입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증권역시 리젠트영국 그룹이 대유증권을 인수해 시장에 참여한 상태이고 조지 소로스가 서울증권에 1대주주로 등장했다. 물류서비스 부문에서는 유피에스(UPS)·디에이치엘(DHL) 등이 이미 특송시장을 사실상 석권하고 있으며 7월부터 수입선 다변화가 해제되면 일본기업들 역시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물류거점 확보에 나설 전망이다. 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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