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의 부실자산을 자체 처리하기 위한 민간 배드뱅크가 오는 9월30일 출범해 5조원의 부실자산을 매입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ㆍ우리ㆍ신한ㆍ하나ㆍ기업은행과 농협 등 6개 은행장과 신동규 은행연합회 회장은 20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당초 지난주 체결될 예정이었으나 은행장 일정 등의 이유로 다소 지연됐다.
민간 배드뱅크 참여은행들은 MOU 체결이 예정보다 늦어짐에 따라 이사회 및 감독당국 승인 등 절차를 신속히 진행해 9월30일 배드뱅크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다만 배드뱅크의 한 관계자는 “이사회와 감독당국 승인절차상의 이유로 정식 출범일이 다소 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MOU 체결과 함께 해당 은행들은 출범사무국을 설립해 정관 작성, 이사회 구성 등의 세부 운영방안을 논의한다.
최초 매입할 부실자산의 규모는 5조원으로 정해졌다. 통상 부실자산 매입가격이 액면가의 60%이므로 5조원어치를 매입하려면 3조원이 필요하다. 민간 배드뱅크는 매입할 자산을 유동화해 선순위채권 1조5,000억원을 시장에 매각하고 후순위채권 1조5,000억원은 민간 배드뱅크 자본금으로 매입하게 된다.
또 다른 민간 배드뱅크 관계자는 “은행들이 매각할 자산을 선별하고 유동화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올해 말까지 매입할 수 있는 은행의 부실자산 규모는 약 2조5,0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은행들이 민간 배드뱅크를 통해 부실자산을 비싼 값에 사줄 것이라는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매각 대상은 가격기준이 분명한 자산을 위주로 하기로 했다. 한 관계자는 “가격기준이 명확히 정해진 부동산담보부채권 등을 우선적으로 매입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