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줄·태생 중시서 실력 위주로'죽(竹)의 장막'에서 세계무역기구(WTO)로 중국 경제를 둘러싸는 울타리가 급변함에 따라 중국내 투자 패턴도 빠른 속도로 변모하고 있다.
수년 전만 해도 정부와 기업간 연결고리가 필수 투자조건으로 꼽혔다면, 지금은 실력있는 경영진과 실적을 갖춘 기업들로 국내외 투자 자금이 몰리고 것.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은 15일 중국내 투자 패턴이 기업의 '태생'을 중시하던 시기를 거쳐 '질'을 중요시하는 '제3세대'로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 기업에 대한 초창기 투자는 노후화한 국영기업에 합작투자의 형태로 소규모 지분을 획득하는 수준에 국한됐다.
'국영'이 유일무이한 투자 대상이 된 것이 이른바 제1세대 투자 패턴. 이어 뉴 이코노미의 대두와 함께 미국에서 MBA를 취득하고 돌아온 '유학파'경영자들이 외국계 벤처기업의 지원을 받아 차린 '신경제'기업들이 2세대 투자처로 떠올랐다.
그러나 최근에 이뤄지는 투자는 보다 기업과 경영인의 '질'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예가 이날 미국계 벤처투자기업인 워버그 핀쿠스로부터 3,700만달러의 투자 유치에 성공한 통신장비업체 하버 네트웍스.
정부와의 '끈'도 미국 MBA 출신 경영자도 두지 않은 이 기업은 지난해 2,000만달러에 이어 내년까지는 매출 1억달러의 실적이 예상되는 호조를 보이며 지난해 9월 이후 워버그 핀쿠스로부터 단독으로 총 5,300만달러라는 대형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한편 정부 입김이 사업 성공 여부를 전적으로 결정짓던 상황이 급변함에 따라 특히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정부기구의 영향력도 위축되고 있다.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은 전자 및 통신분야의 단속기관인 국무원 정보산업부(MII)의 세력이 최근 급속도로 약해지면서 MII의 고위 관료들이 잇달아 국내 기업나 연구기관, 심지어는 외국계 기업 등으로 빠져나가는 '엑소더스'가 이뤄지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중국 내부에서는 이 같은 추세를 반영, MII가 해체되거나 적어도 대폭적인 조직 축소를 겪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경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