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앞바다에서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한 지 약 80여일. 해안 지역의 방제작업은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지만 태안 지역 생태계의 변화는 이제부터 시작되고 있다. 갯벌 곳곳에서 모래무지염통성게, 조개 등이 떼죽음 당한 채 발견되고 있는 것. 태안반도의 생태계 어떤 재앙이 드리운 것일까. KBS 1TV ‘환경스페셜’은 기름 유출로 인한 태안 지역의 생태계 변화를 알아보는 ‘검은재앙, 허베이스피리트호 원유유출(사진)’ 편을 27일 오후10시에 방송한다. 사고 40일 후, 제작진은 바다 생태계를 점검하기 위해 한국조합환경연구소와 함께 동ㆍ식물 플랑크톤과 바닷속 생물의 종수와 개체수를 조사했다. 그 결과 식물 플랑크톤은 사고 전 68종에서 31종으로 줄어들었다. 바다생물 종류도 30종에서 15종으로 절반 가량이 감소했다. 또 기름 유출 사고 뒤에는 기름에 내성을 지닌 생물 수가 늘어나고 있다. 태안 반도 주변 대기 환경도 변하고 있다. 세종대 지구환경연구소의 김기현 박사팀에 따르면 사고 100시간 후, 만리포의 대기를 측정한 결과 수은의 양이 일반 해안가에 비해 8배나 높게 나왔다. 또 일반적인 생태 환경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물질도 나타났다. 이 물질은 인체에 얼마나 해로운지도 알 수 없다. 프로그램은 이번에 기름 피해를 입은 태안과 보령의 무인도는 피해 상황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태안과 보령의 무인도는 현재 162개. 이들 지역은 방제의 손길조차 못 미치고 있다. 제작진은 “1차 방제작업이 끝난 갯벌에서도 물이 빠지고 나면 뻘 곳곳에서 원유가 다시 흘러 나온다”며 “생태계에 미치는 재앙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온국민의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