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이 29일 이틀째 국회 일부 상임위를 단독으로 열고 현안보고를 듣는 등 한나라당의 국회참여를 위한 대야(對野)압박을 계속한데 맞서 한나라당은 서울역 앞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강행, 대치정국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내달 7일로 예정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일본 국빈방문 이전에 국회가 정상화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면서 『그러나 한나라당이 서울대회를 강행한만큼 이번 주말까지는 냉각기가 필요하다』고 말해 추석연휴전에는 여야 대화가 이뤄지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회의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도 이날 오전 조선호텔에서 고려대 노동대학원 초청으로 열린 제2건국과 개혁과제 특강에서 한나라당의 집회를 『사회불안을 이용하려는 무책임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는 그러나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특검제 도입 요구에 대해 『현재의 사정과는상관없이 일반제도론적으로는 충분히 검토할 용의가 있다』며 조건부 수용의사를 밝혀 주목된다.
이와 함께 자민련 구천서(具天書)총무는 28일에 이어 이날도 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 한나라당 박희태(朴熺太)총무와 각각 개별 연쇄접촉을 갖고 국회정상화를 위한 양당의 입장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韓총무는 金大中대통령이 28일 기자회견에서 정치권 사정이 조만간매듭지어질 것을 시사한만큼 한나라당이 장외투쟁을 중단, 즉각 국회에 복귀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으며, 朴총무는 여권이 대화분위기를 조성하고 총무회담을 공식제의할 경우 응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양정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