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이 넘치면 퍼팅이 안되고 노여운 상태에서 샷을 하면 뒷 땅을 치기 쉽다.`
한의학 박사로 싱글 수준의 골프 실력을 가진 신준식 자생한방병원장이 심리ㆍ건강상태가 플레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골프 한의학`의 일부다.
신 원장에 따르면 희(喜ㆍ기쁨), 노(怒ㆍ노여움), 우(憂ㆍ근심), 사(思ㆍ생각이 번잡함), 비(悲ㆍ슬픔), 공(恐ㆍ공포), 경(驚ㆍ놀람) 등 7가지 감정(七情)상태는 골퍼의 신경계와 플레이에 그대로 영향을 미친다.
자녀가 대학에 합격하는 등 기쁨이 넘치면 집중력이 떨어져 퍼팅 등 숏게임 난조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화ㆍ짜증이 나 노여운 상태에서 라운딩을 하면 간이 붓고 근육이 굳어지면서 드라이버 등을 칠 때 뒷 땅을 때리게 된다. 퍼팅을 하면 홀을 지나치기 일쑤다. 주가가 떨어지거나 부부싸움 등을 한 뒤 골프를 할 때 이런 일이 많이 발생한다.
근심ㆍ슬픔으로 우울해지면 맥을 다스리는 폐가 손상돼 심신이 위축되기 때문에 스윙궤도가 작아져 비거리가 줄고 볼의 윗 부분을 치게 된다. 퍼팅도 짧기 일쑤다. 어깨가 쳐지고 의욕이 없어 자꾸 벤치에 앉거나 카트에 타려고 한다.
생각이 많으면 말초혈관을 확장시켜 영양ㆍ산소를 공급하는 비장을 상하게 해 몸이 굳어지고 에너지가 부족해지면서 드라이버가 잘 안맞게 된다.
공포ㆍ놀람ㆍ두려움이 많으면 뼈ㆍ호르몬을 주관하는 콩팥과 방광을 상하게 해 오래 걷지 못하고 하체가 흔들리면서 타점ㆍ방향성이 들쑥날쑥해지고 왕왕 오비가 난다. 섹스를 많이 해도 심기가 손상돼 비슷한 양상이 나타난다. 방광 괄약근이 늘어져 오줌도 자주 눈다.
신 원장은 “골프를 하면서 심신의 건강상태를 체크해 마음을 다스리고 약한 곳을 보강하면 골프 실력과 건강 모두를 증진시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언젠가 이 같은 내용에 사상의학 등을 곁들여 책(가칭 `골프 동의보감`)을 써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웅재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