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과학원을 포함한 개발도상국 공직자와 중소기업인 연수를 오랫동안 해오면서 변함없이 듣는 질문이 있다. 1인당 국민소득 100불 미만의 저개발 국가에서 세계12위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게 된 원천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지금의 우리가 있기까지 그 성장발전의 원천이야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기는 하지만, 경제발전 단계마다 강력한 미래산업의 동력을 발굴해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과 그 시대의 갈등요소를 흡인하는 시대정신을 창출해 잘 조화시켜온 결과인 것 같다고 설명하면 그들은 고개를 끄덕인다.
경제개발 초기에는 섬유와 건설 분야가, 도약단계에서는 중화학공업 분야가, 성숙단계에서는 반도체ㆍ전자산업 분야가, 그리고 그 이후에는 IT분야가 중화학 공업분야와 더불어 산업의 동력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이러한 산업을 위축시키지 않고 발전시킨 원동력은 시대정신이었다.
지난 5천년 역사에 드리워진 가난을 벗어보자는 자조와 자립정신으로 초기산업을 일구어 왔고, 산업사회에 본격 들어서서는 `하면된다`는 강력한 자기메시지를 통해 경영자는 사업영역과 시장을 개척해왔다. 종업원들은 생산현장에서 업무실적으로 1인당 소득 1만불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개발도상국 해외연수에서 `한강의 기적`은 더 이상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일본ㆍ싱가포르ㆍ독일 등이 1만불시대에서 2만불시대로 이행하는데 6∼8년이 소요되었다고 하는데, 우리는 1만불 이하 수준에서 8년을 재수하고 있다. 지금도 1년 내내 노사분규와 도로점거 등 경제렌英맛?갈등 요소들이 산적해 우리의 갈 길을 가로막고 있다. 일본ㆍ독일 등이 비교적 사회적 갈등 요소없이 제2차 산업을 중심으로 거침없이 3만불 시대로 진입하게 된 것에 비하면, 우리는 이웃에서 추격하고 있는 거대중국과 해외공장 이전 등으로 제2차 산업의 공동화를 걱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경제렌英맛?문제점과 갈등요소를 흡인하고 제어해 우리의 나가야 할 길을 선도할 시대정신과 의식을 비워둔 채 집단간의 대치상태가 노정되어 있는 것이 우리의 현재 위상이다. 1인당 GDP 2만불시대를 준비해야 된다는 논의가 지속되고 있는 시점에서 말이다.
다행히 우리는 지식정보화 사회에 부응할 IT산업분야의 저변이 튼실하고 범정부 차원에서 10대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분야를 확정하여 발전시켜 나가도록 준비하고 있다. 과거 우리경제 발전패턴으로 볼 때 2010년대에는 이 10대 차세대산업이 2만불시대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할 것이 자명하다. 그러나 여기에는 필요한 선결조건이 있다.
우리경제 발전과정에서 보아 왔듯이, 경제렌英맛岵막?나타날 수 밖에 없는 갈등요소를 아우르는 원동력 즉, 그 시대를 선도할 시대정신이 없어서는 아무리 좋은 계획을 내놓아도 그 결과는 무망할 수 밖에 없다.
2만불시대의 선결조건은 자명하다. 이 어려운 환경을 아우르고 영역을 넓혀가는 기업인의 개척정신이 우리에게는 필요하다. 풍토를 조성해주면 투자하겠다가 아니라 어려운 가운데 투자하는 것이 개척정신이다. 역동적 환경에서 새로운 시장과 사업영역을 발굴해 나가고 미래진출 분야를 예비해 나가는 자세가 개척정신이다.
또한 2만불시대를 열어가기 위한 선결조건은 공동체 의식을 회복하는 것이다. 집단적 이기와 개인적 이기는 대치상태의 존치이지 전진의 목소리가 아니다. 기업 속의 당사자, 집단 속의 소속원, 공동체 속의 내가 공동적 이익을 위해 타협하고 양보하는 원숙한 의식을 가지고 대응해야 2만불시대를 예비할 수 있는 것이다.
공동체의식의 발로는 분명 기업과 사회에 내재된 어려움을 극복하게 하고 희망을 보이게 한다. 아울러 2만불시대의 의젓한 시민으로서의 우리의 모습이기도 한다.
더불어 이제 10대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을 발굴하여 선정했으니 그 산업의 성장발전을 위해 투자요인을 제공하고 동기유발 차원에서 `차세대 성장기업`지정제도를 만들어 운용하면 어떨까 제안해 본다. 지난 80년대 유망중소기업 지정제도와 지난 금융위기 과정에서의 벤처기업 지정제도에서 우리는 한정된 자원의 효율적 활용과 경제적 활력요소로서의 역할을 보아왔기에 하는 말이다.
<설문수(중소기업연수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