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연일 ‘황소장세’를 이어가면서 은행권이 신바람이 났다. 그동안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출자전환을 통해 보유한 워크아웃 관련 기업의 주가가 급등해 이들 주식에서 올해 들어서만 5조원에 가까운 평가이익을 실현함에 따라 은행권이 올해도 사상최대 순이익 달성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금융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우리은행ㆍ조흥은행ㆍ한국씨티은행ㆍ외환은행 등 5개 은행이 보유한 워크아웃기업의 주가가 지난해 말에 비해 급등하면서 지난 14일 종가 기준으로 총 4조7,340억원의 영업 외 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모두 10개의 상장기업의 주식을 보유한 우리은행은 LG카드에서 9,487억원의 이익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총 1조6,932억원의 평가차익을 실현했다. 산업은행도 LG카드와 하이닉스반도체ㆍ대우조선해양 등이 고른 주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4개 기업에서 모두 1조3,864억원의 평가이익을 달성했다. 하이닉스의 주거래은행인 외환은행도 하이닉스에서 6,368억원의 평가이익을 달성한 데 힘입어 2개 기업에서 8,789억원의 평가이익을 실현했다. 조흥은행도 하이닉스의 주가 상승을 비롯해 8개 기업에서 모두 4,612억원의 평가이익을 보이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LG카드의 상승에 힘입어 3,143억원의 이익을 실현했다. 이들 5개 은행이 워크아웃 관련 기업의 주가상승으로 인해 얻은 평가이익은 장부가 대비 총 6조380억원에 달하고 있다. 특히 일부 은행은 충당금 전입액을 감안하더라도 워크아웃 관련 기업에서 순수하게 이익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A은행의 경우 현대건설의 주가가 2만8,000원선까지 올라 주당 매입단가인 2만2,300원을 넘어섬에 따라 이 종목에서만도 순수하게 900억원의 이익을 달성했다. SK네트웍스에서도 700억원의 이익이 발생했고 LG카드는 14일 3만3,700원까지 올라 주당 매입단가인 3만5,700원에 육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워크아웃 관련 기업에서 추가적인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챙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통상 인수합병(M&A)을 통해 경영권을 넘겨줄 경우 최소 현재 주가의 10~50%까지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기 때문에 올해 중으로 매각이 이뤄지는 기업의 주식을 보유한 은행은 이 부문에서도 추가적인 이익을 챙길 수 있다는 얘기다. 고낙현 우리은행 기업금융단 부장은 “워크아웃 관련 기업들이 출자전환 등을 바탕으로 재무건전성을 높였고 관련 업황이 좋아지면서 이 같은 주가 상승을 기록했다”면서 “워크아웃기업 출자전환 주식을 보유한 은행들의 이익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