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부실을 중요시하는 기관과 미래수익 개선 가능성을 고려하는 외국인 사이에 투자전략이 엇갈리고 있다. 이에 따라 기관이 외면하는 일부 턴어라운드형 종목들을 외국인들이 꾸준히 사들이고 있어 주목된다.
10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대상에 대해 지난 7월 이후 기관은 4억원 어치 순매도 했다. 기관 매도는 대상이 지난 2001년과 2002년에 각각 158억원ㆍ1,565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포트폴리오 편입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외국인들은 같은 기간 26억원 어치를 순매수, 올 초 2.6%에 불과하던 지분율을 지난 8일 18.48%로 크게 늘렸다. 외국인 매수세가 본격화된 시점이 최악이었던 지난해 실적발표를 앞둔 3월이어서, 자산매각 등 지속되는 구조조정에 따른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테크윈도 마찬가지다.
기관은 지난달초에서 지난 8일까지 한달동안 28억원 어치를 팔아치웠지만, 외국인 지분율은 3.72%에서 7.02%로 높아졌다. 외국인들은 삼성테크윈이 새로운 성장축인 디지털카메라와 카메라폰 모듈을 중심으로 한 광디지털 분야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한화에 대해서는 기관들은 지난 7월 이후 15만주 매수에 그친 반면, 외국인은 95만주 순매수하며 지분율을 4.38%에서 5.64%로 끌어올렸다. 정보통신사업 철수와 FAG베어링ㆍ한화석유화학 지분 매각 등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추진, 외국인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한화는 지난 3년간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순이익 기준 400억원대의 흑자가 예상되는 턴어라운드형 주식이다.
정영훈 한화증권 기업분석팀장은 “국내 기관들은 형식적인 절차에 얽매여 과거 적자를 냈던 턴어라운드형 주식의 매매에 소극적이지만, 외국인들은 과거의 부실보다는 미래의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재용기자 jy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