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가 대우건설 지분매각으로 한해 회사 순익에 버금가는 차익을 올렸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이 지난 2001년 대우 계열사였던 다이너스카드를 인수해 설립한 현대카드는 다이너스카드가 보유하고 있던 대우건설 주식 1,022만3,600주(시가 425억원)를 5년간 장기 보유하다 최근 금호아시아나 컨소시엄과 주식 매각 본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2,621억원을 받게 됐다.
현대카드의 순익이 올해 3ㆍ4분기까지 1,5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주식매각으로 벌어들인 돈(약 2,200억원)은 한해 수익과 비슷한 규모인 셈이다.
현대카드는 대우건설 주식 외에도 대우인터내셔널 주식도 237만주를 보유하고 있어 내년 이 회사의 주식을 매각하면 1,100억원 정도의 차익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이너스카드를 인수하면서 떠안았던 대우그룹 주식을 바로 팔지 않고 장기 보유의 정석투자로 약 3,300억원 규모의 황금알로 변모시킨 것이다. 특히 이 같은 평가이익은 카드채 위기 이후 자구 차원에서 투입한 유상증가금액 7,500억원의 거의 절반에 달해 그룹 내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탈바꿈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카드의 한 관계자는 “2003년 카드사 유동성 위기 때 보유 중인 유가증권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대우건설 주식을 570억원선에 장내 매각할 기회가 있었지만 향후 인수합병으로 인한 회사 가치 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채권단 협의회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면서 “현대카드의 역발상과 전략적 판단이 그대로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