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음료 믹스 앤 매치] 새로운 맛이 온다

`한 가지 맛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 욕심 많은 소비자들의 입맛을 잡기 위해 올해 음료 시장에 여러 가지 맛을 한데 섞은 혼합 음료가 속속 출시되고 있다. 망고와 오렌지, 파인애플, 구아바 등 열대과일을 섞어 알쏭달쏭한 맛을 내는 이색 음료부터 우유와 검은콩에 이어 우유와 녹차, 기능성 식품인 클로렐라에 이르기까지 두 가지 이상의 맛이 어우러지면서 맛은 물론 건강 기능까지 업그레이드시키는 제품이 `웰빙`에 큰 관심을 기울이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것. 맛이든 기능이든, 한 가지만 고집하는 단조로움을 벗어나, `어울릴까` 싶은 원료를 배합해서 절묘한 맛의 조화를 찾아내는 이른바 `믹스 앤드 매치(Mix & Match)`가 올해 음료 시장에서 하나의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믹스`제품으로 가장 큰 재미를 보고있는 대표적인 제품은 가공유. 지난해 검은 콩, 검은 깨 등을 섞어 넣은 이른바 `블랙 유음료`와 우유에 생과즙을 섞은 과즙우유 등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침체됐던 유업계에 단비 같은 활력을 불어 넣었다. 올해는 업체들이 우유 및 두유에 섞어 넣을 새로운 파트너로 녹차를 비롯한 `그린 푸드`에 눈독을 들이고 `히트 후보생`으로 육성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미 각 업체들은 녹차분말이 녹아 들어 있는 제품을 하나 둘 출시하고 있으며 현재 관련 제품을 준비중인 업체도 한두 군데가 아니어서, 추운 날씨가 풀릴 때 쯤이면 각 유통업체의 유제품 코너에는 그야 말로 `녹색 물결`이 일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과즙우유와 곡물우유 등 우유에 `플러스 알파`의 새로운 맛을 더한 `퓨전` 제품이 다양하게 출시되면서 소비자들의 눈길과 입맛을 잡는데 성공, 불황에도 불구하고 가공유 매출은 30% 이상 급신장했다. 우유에 천연과즙을 첨가한 프리미엄 과즙우유는 업체마다 출시 초기에 비해 300% 가량의 매출 증대를 기록했으며, 블랙푸드 열풍의 주역이 된 검은콩이나 검은깨를 함유한 우유와 두유 제품은 지난해 최고의 히트 제품으로 등장해 출시 제품만 십여 가지에 이른다. 유업계는 올해 블랙푸드 만큼이나 몸에 좋다는 그린푸드로 `믹스`의 인기를 더욱 드높일 계획. 페트병 음료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녹차는 특히 성인병 예방 등 건강을 증진시켜 준다는 기능이 알려지면서 수요가 크게 늘고 있어, 몸에 좋은 우유나 두유와 조화를 이루면 맛이나 기능 면에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 각 업체들의 설명이다. `녹색 우유`하면 지레 꺼리는 소비자들이 있을 법도 하지만, 그동안 금기시된 `블랙 푸드`도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가는 마당이어서 올해 녹색 제품에 거는 기대는 사뭇 크다. 과거 오렌지가 부동의 인기를 누리던 주스 시장의 경우, 지난해 열대과일 망고 음료가 1,100억원의 거대 시장을 형성하며 지금까지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생소했던 열대과일 음료의 가능성을 활짝 열어놓자, 업체들이 망고의 인기를 이어가기 위한 후속 제품으로 4~5가지 과일 맛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혼합음료를 경쟁적으로 내놓은 상태다. 한창 주목을 받는 열대과일음료를 소재로 하되 단맛은 크게 줄이고 비타민 등 몸에 좋은 영양소를 듬뿍 함유한 혼합 열대과일 음료로 올해 주스 시장에서 또 하나의 `열대`바람을 기대하고 있는 것. 망고 제품이 강한 맛과 걸쭉한 느낌으로 인해 인기가 장기화되기는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대체상품 성격이 강하지만, 열대과일에 어느 정도 소비자들의 입맛이 친숙해진 만큼 제법 큰 시장으로 기대해 봄직 하다는 것이 업체들의 입장이다. 실제 지난해 망고음료가 첫 선을 보였을 때도 “별다른 기대 없이 내놓은 제품이 `대박`을 내는 바람에 제조업체가 더 놀랐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 국내 소비자들에게 비교적 친숙했던 망고와 달리, 최근 출시되는 열대과일 음료에 함유된 과즙은 구아바나 블러드 오렌지 등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이 밖에도 열대과일은 아니지만 국내 소비자들 귀에 아직은 익지 않은 `크랜베리`에 포도를 섞은 주스 등 `혼합`추세는 음료 시장 전방위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물론 이 같은 혼합 음료의 인기가 어디까지 갈 지 결정하는 것은 소비자의 몫. 주스 시장에서도 혼합 제품에 대한 업계 전문가들의 반응은 아직 엇갈리는 것이 사실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주스 시장에서 혼합 음료가 꾸준한 인기를 누린 적은 사실상 없었다”며 “아직은 조용히 반응을 지켜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양한 재료를 섞어 색다른 맛을 추구하는 이들 `믹스`음료가 항상 새로운 맛, 보다 다양한 맛을 추구하는 젊은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맛의 세계를 열어주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인 듯 싶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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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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