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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발 위험자산 회피심리로 올라갈 타이밍만 엿보던 환율이 베트남중앙은행(SBV)의 깜짝 조치와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이라는 '원투펀치'에 수직 상승(원화가치 하락)했다. 7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0원10전 급등하며 1,090원선(달러당 1,090원90전)을 돌파했다. 장 막판 소폭 하락해 9원70전 오른 1,089원70전에 장을 마쳤다. 원·엔 환율도 오후3시 현재 100엔당 912원11전으로 전날보다 10원98전 수직 상승했다.
일단 출발은 평온한 보합세였다. 간밤 나온 미국 4월 민간 부문 고용동향이 예상보다 부진한 것(달러 약세에 따른 환율하락 압력)과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주식이 고평가됐다(위험자산 회피에 따른 환율상승 압력)"는 언급이 충돌하며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소폭(1원50전) 내린 달러당 1,078원50전에 출발했다.
하지만 오전10시께 베트남중앙은행의 환 가치 절하 조치가 나오며 상황은 급반전됐다. 베트남중앙은행은 수출 촉진을 위해 기준환율을 조정하며 달러 대비 자국 화폐가치를 1% 낮췄다. 이에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확산되면서 아시아 각국의 환율이 올랐고 원·달러 환율도 1,080원대 중반으로 껑충 뛰었다.
비슷한 시간대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경제부총리의 환시 구두개입이 나온 것도 환율상승에 기름을 부었다. 최 경제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최근 엔화 약세로 자동차·철강 등 일본과 경쟁이 치열한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보인다"며 "외환시장 동향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과도한 변동성을 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이 급격히 오르자 시장 참가자의 패닉성 투매가 이어졌고 환율은 오후1시40분께 1,090원을 찍었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1,060원, 원·엔 환율도 800원대로 떨어졌지만 이날 환율 급등으로 일단 급격한 환율 하락세는 한풀 꺾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