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상업용 오피스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의 거래로 기록된 서울 종로구 수하동 '페럼타워'의 매각가는 3.3㎡당 2,493만원, 총 4,200억원을 기록했다. 또 서울 종로구 청진동의 '타워8'은 3.3㎡당 2,193만원, 총 3,246억원에 팔렸다. 젠스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 지역 대형 오피스빌딩의 평균 매각가는 3.3㎡당 2,117만원이다.
반면 최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거래된 5층짜리 중소형 빌딩은 3.3㎡당 8,000만원선에서 매매가 이뤄졌다. 중소형 빌딩 매매 전문업체인 리얼티코리아에 따르면 삼성동 중소형 빌딩의 매매가는 도로 너비에 따라 3.3㎡당 5,000만원에서 1억원까지 다양하게 형성돼 있다. 삼성동에서 도로 너비가 4m인 중소형 빌딩의 3.3㎡당 매매가는 5,112억원, 6~12m인 경우 6,750만원, 15m인 경우 1억86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과 신사동에 위치한 중소형 빌딩도 도로 너비에 따라 매매가가 3.3㎡당 5,000만원선에서 1억4,00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이처럼 대형 빌딩에 비해 중소형 빌딩의 3.3㎡당 매매가격이 높고 강남 지역의 경우 도로 너비에 따라 가격 차이가 많게는 두 배까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대형 빌딩의 경우 건축물의 가치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면 지은 지 오래된 중소형 빌딩은 건축물의 가치가 거의 없다고 보고 해당 건물이 위치한 토지의 가치를 기준으로 가격을 산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오성범 태평양감정평가법인 감정평가사는 "일반적으로 15층 이상인 대형 빌딩은 아무리 비싼 토지 위에 있어도 용적률 혜택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건물의 가치가 높다"며 "반면 지은 지 10~20년 이상 된 중소형 빌딩의 경우 건물의 가치가 거의 사라지기 때문에 토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춘우 신한은행 PB팀장도 "도심 내 대형 빌딩은 건물의 가치를 사지만 강남 지역은 해당 지역의 토지와 건물의 가치를 함께 사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며 "실제 지은 지 10년 이상 지난 중소형 빌딩을 사들인 건물주들은 아예 빌딩을 허물고 새로 짓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