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이남기 공정거래위원장

"재벌 스스로 경영관행 고치게 유도"대담 : 김준수 정경부장 jskim@sed.co.kr "대규모 기업집단제가 후퇴됐다는 지적도 있지만 기본 틀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여건변화에 맞춰 제도를 보다 합리적으로 개편한 것입니다. 재벌개혁의 목표는 재벌을 해체하거나 재벌의 경영활동 자체를 규제하려는데 있는게 아니라 재벌 스스로 불투명하고 불합리한 경영관행을 지양하고 선진 기업관행으로 바꾸어 나가도록 하는 것입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확정, 지난달말 국회로 넘긴 이남기 공정거래위원장은 "홀가분하다"며 "내년에는 독과점시장의 경쟁체제로의 전환과 많은 소비자가 관련된 분야의 시장구조를 개선해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성과를 거둬내겠다"고 강조했다. 국회 예산결산위원회가 열리는 바람에 과천 집무실이 아닌 정무위원장실에서 이 위원장을 만나 내년도 공정거래정책 방향을 들어봤다 -최근 확정된 30대기업집단지정제 개선 등을 골자로 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규제완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지만 출자총액한도 초과분에 대해 의결권을 제한하고 상호출자 및 채무보증 금지대상을 확대한 것은 규제를 강화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습니다. ▲출자총액한도 초과분에 대해 주식처분명령대신 의결권만 제한하는 것은 세계경제 불안에 따른 우리경제의 장기침체 우려 및 증시위축 등을 감안, 한도초과 출자의 해소부담을 경감하되 무분별한 출자를 통해 지배력을 유지ㆍ확장하는 불합리한 행태는 시정하기 위한 방안입니다. >>관련기사 또 계열사간 상호출자는 가공자본을 통한 자본증식이라는 점에서 주식회사의 기본원칙인 자본충실의 원칙에 반하므로 영국과 일본 등 외국에서도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번 제도개선은 현행 대기업집단 정책의 기본 틀을 훼손하지 않은 범위내에서 여건변화에 맞춰 제도를 보다 합리적으로 개편한 것입니다. -이번 공정거래법 개정과 관련해 출자총액제한제도의 예외인정에는 '기술개발 등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산업에 대한 출자'를 포함시켰습니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운용될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상호지보ㆍ채무보증 금지대상 집단을 2조원으로 다소 확대했습니다. 그렇다면 부당내부거래 조사대상도 자산 2조원이상인 기업집단으로 확대되는 것입니까. 또 내년에 신규 편입되는 대규모 기업집단을 대상으로 부당내부거래조사를 실시할 계획이 있는지요. ▲부당내부거래는 우량기업의 핵심역량을 분산시켜 한계기업을 존속하게 하는 등 국민경제적 비효율을 낳게 합니다. 원칙적으로 부당내부거래는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됩니다. 내년에는 기업들의 부담을 감안하여 투망식 일제조사보다는 내부거래에 대한 정보수집 등 감시활동을 강화하여 부당내부거래 혐의가 인지되는 기업집단이나 개별기업을 우선적으로 실시하겠습니다. -기술혁신 확산과 대기업의 구조조정수단으로 분사(스핀오프)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분사하더라도 모기업이 일정 지분을 가진다면 계열사로 간주돼 구조조정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계열사는 지배관계가 있는지 여부에 의해 판단되어야 하며, 실질적인 지배관계가 성립됨에도 분사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계열사에서 제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모기업의 지배 및 보호하에 있는 분사기업을 기업집단에서 제외할 경우 중소기업 관련 법령상 각종 혜택까지 부여할 경우 일반중소기업과의 역차별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위장계열사와의 구분도 곤란합니다. 오너 2세 등 특수관계인에 대한 상속ㆍ증여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기 때문에 분사기업의 계열제외 요건완화는 고려치 않고 있습니다. -내년도 업무계획을 수립할 때가 됐습니다. 내년도 공정위의 중점 정책방향을 어떻게 구상하고 있습니까. 독과점시장의 개선과 국민 100만명 이상 관련된 분야의 소비자보호, 부당공동행위(담합) 감시강화등 3가지로 압축됩니다. 독과점시장구조 개선은 10년 이상 시장지배적 사업자(상위 3사의 시장점유율이 70%이상)이면서 매출이 1,000억원 이상이고 국민 대다수가 관련된 품목을 대상으로 경쟁체제로 전환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 동안 주류와 세탁기ㆍ타이어ㆍ자동차 등을 대상으로 추진했으나 올해는 포괄적 시장개선대책(CMP)때문에 실시하지 않았습니다. 내년에는 냉장고와 자동차와 같이 오랫동안 독과점체제를 이루고 있는 1~2개 품목을 선정할 방침입니다. -올해는 신문ㆍ정보통신 등 6개 업종에 대한 '산업별 시장개선대책(CMP)'을 주요 업무로 추진했는데 내년에는 어떤 분야에 중점을 둘 것인지요. ▲ 내년에는 불공정관행 뿐만 아니라 제도개선의 여지가 있어 추진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서 일반 국민들이 시장개선효과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분야에 중점을 둘 계획입니다. 구체적인 대상업종은 국별로 선정작업에 들어갔는데 우선적으로는 최근 폭발적으로 시장규모가 늘어나고 있는 인터넷게임시장을 선정할 작정입니다. 이 분야는 초ㆍ중ㆍ고교생들의 이용도가 매우 높은데도 불공정한 관행과 약관이 많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습니다. 또 야구ㆍ축구ㆍ농구 등 모든 프로 스포츠선수가 구단과 체결하는 계약, 연예인의 매니지먼트계약과 같은 '전속인적계약'도 대상이 됩니다. 연계인의 매니지먼트 계약은 상호보완적 관계라기 보다는 사실상 '주종관계'에 가깝습니다. -단체수의계약제도는 운영상의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고 궁극적으로는 경쟁정책과는 상반되는데요 ▲경쟁의 룰에 따른다면 단체수의계약제도는 폐지돼야 마땅하지만 중소기업보호를 위해 불피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제도운용은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져야 합니다. 지난달 중기청ㆍ중기특위와 '단체수의계약운용규칙'개정안에 대한 협의를 마쳤습니다. 개정안은 내년이후 물량배정을 3년 이상 받은 조합원은 단체수의계약대상에서 제외키로 했습니다. '3년 일몰제'를 신설한 것이지요. -올해는 대규모 기업 집단중 지금까지 조사를 받지 않았던 효성 등 7개 그룹외에는 부당내부거래조사가 없었습니다. 또 공기업도 작년 9월부터 12월까지 실시한 이후 없었습니다. 내년에는 5대그룹이나 공기업에 대한 일제조사가 없는지요. ▲내년에도 대규모 기업집단의 부당내부거래에 대한 정보수집 등 감시활동을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5대 그룹이나 공기업을 포함하여 부당내부거래 혐의가 있는 기업집단이나 개별기업을 우선적으로 조사할 것입니다. 현재로서는 내년에 일제조사계획은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하지 않겠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내년에 상황을 봐야 합니다. 정리=권구찬기자 사진=신재호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