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9월 1일] 경상수지 적자에 外資유출까지

외채급증으로 8월 중 순채무국으로 전락했을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경상ㆍ자본수지마저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함으로써 국내 외환사정은 더욱 빠듯해지게 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중 경상수지는 24억5,000만달러 적자를 보였으며 자본수지는 외환 이후 최대 규모인 57억7,000만달러의 유출초과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상ㆍ자본수지가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는 것은 그만큼의 돈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뜻으로 유동성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경제는 더 힘들게 됐다. 한은은 7월 경상수지가 악화된 것은 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그동안 밀렸던 수입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고, 올해 예상했던 90억달러 적자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어서 너무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환율방어 등으로 외환보유고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 터에 경상수지의 적자누적은 원ㆍ달러 환율 상승압력을 가중시키고 물가불안을 증폭시키는 등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장이 크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과 채권을 계속 팔고 있는 것이 예사롭지 않다. 자본수지는 4월부터 넉달째 유출초과를 기록하고 있다. 더 큰 걱정은 유출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7월에는 주식 66억달러, 채권 34억달러 등 모두 100억달러어치를 팔았다. 주식ㆍ채권과 같은 간접투자만이 아니다. 경영참여 및 설비투자 등을 위해 들어왔던 직접투자도 계속 줄고 있다. 올 상반기 외국직접투자액은 통계작성 후 처음으로 8억8,610만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6월 말 27억달러에 그친 순대외채권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외환시장안정용 자금도 200억달러 정도에 그쳐 환율방어능력도 떨어지고 있다. 미국 서브프라임 부실사태로 세계금융시장이 경색되고 있어 외화조달시장 여건도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시중에는 ‘9월 대란설’이 퍼지는 등 경제불안심리도 증폭되고 있다. 단기외채를 줄이고 국제수지를 개선할 수 있는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장기적 차원에서 외국인투자 유치확대와 경상수지 흑자전환 노력을 통해 외환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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