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공포심 버리고 자신감은 조절을

공포심 버리고 자신감은 조절을[조영훈 기자의 개미 新 투자전략] 우리나라 증시를 표현할 때 어떤 이들은 「냄비증시」라고 표현한다. 급등세를 보이다가도 한 순간에 추락해 버리는 우리 증시의 패턴을 비꼰 말이다. 냄비증시에 참여하는 개미투자가 입장에서는 급등과 급락에 따라 공포심과 자신감이 교차된 기억을 갖고 있을 것이다. 공포심과 자신감은「현상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불러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공포심도 극복해야 하지만 자신감도 조절할 줄 알아야 성공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공포심리를 극복하라=주식시장은 대단히 역동적이다. 하루는 큰 폭으로 올라 경제의 좋은 상황을 반영하기도 하지만 사소한 것처럼 느꼈던 사실들이 태풍과 같이 큰 파장을 일으키며 폭락세가 연출되기도 한다. 개미투자가들은 대체로 극단적인 주가의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주식이 조금만 떨어져도 앞으로 상황이 더 안좋아지는 것이 아닐까 우려한다. 이럴 때는 뇌동매매를 통해 주식을 헐값에 팔기도 한다. 뇌동매매에 참여하게 되는 심리적 배경은 「공포심」이다. 주식시장의 앞날은 그 누구도 알 수 없기 때문에 항상 모든 시장참여자들이 「불안감」을 안고 시장을 대한다. 안정적인 상황으로 시장이 전개된다면야 이러한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가질 이유가 없다. 하지만 시장은 항상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때로는 상황을 민감하게 과장되게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 개미들은 모든 상황에 대해 항상 부풀려서 생각한다. 조금만 나쁜 일이 생기면 극단적으로 나빠지는 경우를 상정하고, 조금만 좋아지면 주가가 끝없이 오를 것 같은 환상을 갖는다. 극단적인 생각을 버려보자. 현재의 주가는 현재의 상황을 가장 잘 표현해 주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며 시장의 변수들을 하나하나 점검해 보면 일정한 수준에서 주가의 흐름이 안정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공포심을 버리자. 모두가 공포심을 갖고 주식을 내다파는 「투매국면」에 주식을 사서 실패하는 경우보다는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호들갑을 떨고 두려움을 갖는다고 상황이 바뀌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저 공포심을 버리고 있는 시장상황 그대로 받아들여 보자. ◇지나친 자신감은 화를 부른다=매매를 거듭하다보면 예상을 넘는 높은 수익을 기록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대부분의 개미들은 이러한 경우에 자신이 무척 판단을 잘 해서 그런 성과를 거둔 것으로 착각한다. 하지만 그러한 경우는 대부분 시장이 강세를 보이거나 높은 수익을 나타내는 국면일 경우가 많다. 즉 나만 그런 성과를 거둔 것이 아니고 많은 사람들이 높은 수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은 시점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냉정하게 점검해보자. 같은 기간 종합지수 상승률에 견주어서 나의 투자성과를 비교해 보면 지수상승률과 비슷하거나 혹은 그 보다 다소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시장참여자의 많은 수가 이익을 내고 있는 상황이라면 향후 그러한 상황이 마감되고 손실의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 순리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데 문제가 있다. 하나의 사례를 보자. 기자가 아는 한 후배는 지난해말 주식투자에 나섰다. 맨 처음 7,000만원 정도의 자금으로 투자를 시작한 이 후배는 1월들어 불과 한달여 만에 100%가 넘는 수익을 기록했다. 코스닥의 개별종목 열풍에 잘 편승한 결과였다. 3월에 그 후배를 우연히 만나 얘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나는 그 후배가 대출금을 빌려 투자에 나선 사실을 알았고 투자원금을 상환할 것을 권유했다. 실제로 이익금 7,000만원을 갖고 투자에 나서면 대출에 대한 부담도 없어지고 투자에 따른 부담도 크게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권유한 것이다. 그 때 그 후배는 이렇게 한 번만 더 두배로 불린 다음에 투자규모를 줄이겠노라고 말했다. 몇 달 동안 이런저런 바쁜 일로 연락이 없던 후배의 소식이 궁금해 5월말에 그 후배에게 전화를 해 보니 1억4,000만원에 달했던 투자자금이 3,000만원으로 줄어있다고 하소연을 하는 것이다. 물론 투자실패의 원인은 다름아닌 코스닥에 대한 계속된 투자였다. 마침 그 때는 전세계적으로 기술주와 인터넷주의 거품논쟁과 주가폭락이 사회문제화될 정도의 상황이었다. 그 후배는 코스닥에서 큰 돈을 벌었으므로 코스닥 투자에 자신감을 갖고 임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후배가 100%의 고수익을 냈다는 얘기는 급등에 따른 큰 폭의 주가하락도 이미 예견된 상황이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 것이다. 결국 지나친 자신감이 그 후배의 주식투자 실패의 화근이 된 것이다. 주식투자의 성과가 좋을 때 항상 조심해야 한다. 한 번의 투자실패로 열 번의 성공이 물거품으로 변할 수 있는 곳이 주식시장이기 때문이다. /DUBBCHO@SED.CO.KR 입력시간 2000/07/10 13:30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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