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국내경제 5대 분야 위기 진단] 실물경제

"올 성장률 4%대 중반도 힘들다"<br>선진국·亞경기침체 확산에 수출 먹구름<br>환율·물가 급등 영향 내수도 더 악화될듯


『 미국 정부가 사상 최대 규모의 금융 구제책을 마련키로 함에 따라 전세계 금융시장이 일단 빠른 속도로 안정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 쓰나미의 후폭풍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고유가 여파와 환율 상승,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우리 경제의 취약성이 커지는 가운데 실물경제를 비롯해 중소기업과 가계, 부동산과 주식시장 등 분야별 위기 가능성을 짚어봤다.』 “(글로벌) 금융 쪽의 어려움은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고 실물경제는 이제 막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지난 9월17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금융시장 불안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지난 9월19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이처럼 전세계 금융 패닉은 이미 한국 실물경제를 강타하고 있다. 물론 10년 전 외환위기 때처럼 기업 줄도산 등의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수출둔화, 내수침체, 금융불안 지속 등으로 한동안 고난의 행군의 불가피하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이 때문에 성장률도 당초 전망치인 4% 중반대도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세계 경기둔화로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에 먹구름이 드리운 것이 우려 요인이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 경제가 침체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유로 지역, 일본의 2ㆍ4분기 성장률은 전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더구나 이 같은 선진국의 경기둔화는 아시아권으로 파급되고 있다. 중국의 경우 베이징올림픽 이후 곳곳에서 거품 붕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2ㆍ4분기 이후 성장률이 4분기째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수출액(본선인도 조건)에서 중국과 동남아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2.3%, 18.4%로 미국(12.5%)이나 유럽(16.3%), 일본(7.7%) 등보다 더 높다. 아시아권 경기둔화는 선진국보다 우리 수출에 더 좋지 않은 영향은 미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수출이 둔화되면 기업 투자 위축 및 고용 감소, 소비 부진 등의 부작용이 불가피하다. 이미 6월 기계류 내수 출하는 전년 동월 대비 0.8% 줄었고 소비재판매도 23개월 만에 감소했다. 또 고유가의 파급 효과 지속에다 환율 상승의 여파로 물가가 뛰면서 바닥을 헤매고 있는 내수가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올해 말 이후 공공요금 인상요인이 대기하고 있는 것도 물가불안 요인이다. 한국은행은 올 하반기 상승률이 당초 전망보다 높은 5.3%를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환율 및 물가 상승은 가계의 실질 소득 악화로 이어져 내수 위축 및 경기 둔화를 불러온다. 더구나 이번 미국 정부의 강도 높은 구제책에도 금융시장의 불안이 진정될지 불투명하다. 글로벌 신용 경색이 지속되면 우리나라도 부동산ㆍ증시 등 자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부의 역효과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또 시중금리가 상승하면서 중소기업 및 건설사의 연체율 상승 및 저축은행 부실, 가계 부채 부담 증가 등으로 또다시 금융 불안이 급습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경제에 빨간불이 커지면서 올 성장률도 정부 전망치인 4.7%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된다. 이미 도이체방크ㆍ드레스드너클라인워트ㆍJP모간 등 해외 투자은행들은 올 하반기 국내 성장률이 3.0% 수준까지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는 등 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내리고 있는 실정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도 9월16일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5.0%에서 4.6%로, 내년은 5.2%에서 4.5%로 하향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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