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기업들이 이를 감추기 위해 실적 발표를 전후해 호재성 공시를 내놓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적이 저조하자 물타기 차원에서 내용을 부풀린 공시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실적을 우선적인 잣대로 삼아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7일 코스닥 시장에서 3ㆍ4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전년동기대비 각각 30% 이상씩 하락한 20여개의 기업 중 아이레보, 신원종합개발, 에이디피엔지니어링, 엠피씨 등은 실적 발표 직후 대규모 수주계약 체결, 특허취득과 같은 긍정적인 내용의 공시를 발표했다. 디지털도어록 제조업체인 아이레보가 지난 3일 장 마감 후 발표한 3분기 실적을 보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분기 및 전년동기대비 모두 적자로 전환했다. 이 업체는 실적 발표 하루 뒤인 지난 6일 유통구조 혁신을 위해 전국 단일 유통망 체제를 출범한다고 공시했다. 아이레보 관계자는 “단일 유통망이 마련되면 유통조직의 효율성을 높여 과도한 유통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지난 3분기 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인 매출 감소로 적자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또 텔레마케팅 서비스업체인 엠피씨는 지난달 30일 전분기와 전년동기대비 각각 56.8%, 44.2% 줄어든 영업이익을 발표한 뒤 지난 1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IWTS사와 중국 합작투자회사 설립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반도체 제조용 기계 제조업체인 에이디피엔지니어링도 실적 발표와 함께 ‘면발광 기판제조장치’ 및 ‘액정패널용 기판의 합착장치’에 관한 두 건의 특허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에이디피엔지니어링은 3분기 영업이익이 1억원에 불과해 전년동기와 전분기의 각각 40억원보다 97% 이상 줄어들었다. 이밖에 이날 실적을 발표한 한국기술투자는 전날 일본계열 창투사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기술투자는 3분기동안 매출액 49억원, 영업이익 7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각각 13.63%, 32.5% 하락했다. 또 전분기에 비해서는 각각 15.59%, 51.15% 감소했다. 소장호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실적이 안 좋은 기업들의 경우 실적 발표를 최대한 미루면서 투자자의 주의를 분산시키기 위해 실적 발표를 전후해 호재성 공시를 내놓는 경우가 있다”며 “이런 일이 반복되면 코스닥 시장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