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에셋 플러스] "원자재 저가매수 시점 아니다" 신중을

■ 상품 투자 전략<br>미 출구전략 영향 금·은값 등 폭락… "더 떨어질 가능성 높아 지켜봐야"<br>원유 투자는 유전펀드 가장 안전



지난 달 19일(현지시간) 벤 버냉키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단계별 양적완화 축소 방침을 시사하자 국제 상품 시장이 출렁거렸다. FRB의 양적완화 축소로 달러화 강세가 예상되자 그 동안 상품시장에 몰려들었던 대규모 자금이 일시에 빠져나간 것.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혀온 금 값이 FRB 발표 직후 하루만에 5%가까이 폭락한 것은 물론 은, 구리 가격이 뚝뚝 떨어졌다.

국제 상품가격이 급락하면서 관련 상품에 대한 인기도 시들해졌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 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달(6월1일~6월27일) 런던 금가격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DLS) 발행액은 총 439억원으로 지난달(1,305억원)보다 66% 이상 줄었다. 최근 금값이 급락세를 이어가면서 기초자산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대부분의 DLS는 금ㆍ은ㆍ원유와 같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베팅한다.


금 관련 펀드와 원자재를 기초자산으로 가격이 움직이는 상장지수펀드(ETF)도 울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 국내 금 펀드들의 연초 이후 평균수익률은 -32.94%에 그쳤다. '블랙록월드골드자(주식)(H)(A)'의 수익률이 -45.44%로 가장 낮았고 'IBK골드마이닝자[주식]A'이 -39.95%로 뒤를 이었다. 금 ETF인 'KODEX골드선물(H)','TIGER금은선물(H)'은 최근 신저가로 추락했다.

손재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출구전략 논의에 따른 달러화 강세로 대다수의 상품 가격이 약세를 띠고 있다"며 "단기 과매도 국면이 지속되고 있어 금을 비롯한 원자재 상품 수익률도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지금이 원자재 저가 매수 시점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분석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투기수요 위축으로 매물이 쏟아져 금ㆍ은값이 추가로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현 시점을 저가매수 시점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구리의 경우도 아직은 저가 매수 타이밍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최근 구리가격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방침에 이어 중국 경제 지표 부진으로 3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일반 개인이 구리에 투자하려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TIGER구리실물' ETF를 이용하면 되지만 추가 하락 이후 매수에 들어가도 늦지 않다는 분석이다. 손 연구원은 "구리가격은 중국 경기 동향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며 "중국 경기 지표가 개선될 것이라는 신호가 포착되기 전까지는 당분간 좀 더 가격 하락을 지켜보는 게 현명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원유에 투자하고 싶은 투자자들은 유전펀드나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를 고려해 볼만하다. 개인투자자들이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같은 원유에 직접 투자하기 어려운 만큼 유전펀드가 가장 안전하면서도 투자하기 손쉬울 것이란 지적이다. 현재 국내 증시에는 '한국 ANKOR유전펀드'와 '한국패러렐유전펀드'가 상장돼 있다. 유전펀드는 분기마다 배당금을 받을 수 있고 액면가 3억원을 기준으로 배당소득에 대해 분리과세가 적용돼 이점이 많다. 또 보통 만기가 10년 이상인 폐쇄형 펀드(중도 환매 불가)이지만 증시에 상장돼 거래되기 때문에 급전이 필요한 투자자의 경우 매도를 통해 현금화 할 수 있다.

특히 현재 국제 유가 하락으로 두 펀드 모두 상장 당시 액면가(5,000원)보다 낮게 거래되고 있어 저가매수를 통한 수익을 극대화 할 수 있다. 조재영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남센터 PB부장은 "유전펀드는 국제 유가 변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뿐더러 사업전망만 밝으면 만기 때까지 꼬박꼬박 배당 수익을 받을 수 있다"며 "만기에는 지분 매각을 통해 매매차익까지 거둘 수 있어 안전한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원유가격 하방 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는 원유 DLS도 투자리스트에 포함시켜 볼 것을 권유했다.


최근 들어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미국 천연가스 상품에 투자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천연가스는 최근 미국 셰일가스 생산량 확대로 가격이 하락했지만 미국 경기 호조와 맞물려 장기적으로 가격이 반등할 것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에 상장된 에너지 관련 ETF에 투자하거나 ▦에너지 인프라에 투자하는 매스터합작회사(MLP) 등에 투자를 고려해 볼 것을 조언했다. 에너지 관련 ETF나 MLP는 일반 주식종목처럼 해외 주식거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사고 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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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강세에 베팅 상품 노려볼만

'KOSEF달러선물' ETF 등 유망

한동훈기자

보통 국제 상품 가격과 달러화 가치는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달러화 강세가 예상되면 상품 가격은 떨어지고 달러화가 약세를 띠면 금이나 은,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은 상승한다. 원자재는 대부분 달러로 거래되는데 달러가 강세면 원자재 수입 가격이 증가해 수요가 줄면서 원자재 가격도 하락하게 되는 것이다. 최근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방침으로 달러화 강세가 예상되면서 원자재 가격은 더욱 하락압력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은 상품 가격 하락 국면에서 달러 강세에 베팅하는 상품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당분간 원자재 가격이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만큼 강(强)달러 수혜가 예상되는 상품 매력이 부각될 것이란 분석이다.

대표적인 상품이 우리자산운용의 'KOSEF 달러선물' ETF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SEF 미국달러선물' ETF 가격은 달러 강세에 힘입어 연초 이후 6.5% 상승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면서 최근 일 평균 거래량은 지난 6월 초 대비 5배 증가했다.

이강희 우리자산운용 ETF운용팀장은 "당분간 주식과 채권의 가격 조정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양적완화 출구전략의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달러 매수전략이 유효하다"며 "KOSEF 미국달러선물 ETF 투자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달러 유동성 축소 시기에는 달러 이외에 어떤 자산도 가격 하락의 압력을 피할 수 없다"면서 "KOSEF 미국달러 ETF에 투자해 출구전략이라는 '소나기'를 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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