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운용기조 유지속 경제살리기 주력 의도

李부총리 시장영향력 막대 '대안부재론'도 영향 미친듯

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이 16일 참여정부의 경제팀 선장인 이헌재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유임을 강력히 시사한 것은 노무현 대통령이 내년 경제정책의 운용기조를 크게 바꾸지 않은채 경제활성화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굳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노 대통령은 부동산 시장 안정, 기업경영의 투명성 제고 등 참여정부가 공약한 핵심경제정책에 대해선 청와대 참모들의 의견을 들어 밀고 나가되 일상적인 경제정책의 경우 이 부총리에게 전담시킬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의 이 같은 의중은 분권형 국정운영 방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탄핵에서 복귀한 뒤 누차 앞으로 자신은 개혁 국정과제를 직접 관장하고 일상적인 국정운영에 대해선 이해찬 국무총리와 이 부총리 등 현 내각의 팀장에게 맡기겠다고 밝혔다. 또 이 부총리가 시장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커 교체에 부담을 느낀데다 ‘대안부재론’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여겨진다. 노 대통령은 이와 함께 내년 1월초 3~5개 부처에 대한 부분 개각을 단행하면서 대부분의 경제팀 각료들도 유임시킬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참여정부 초기에 입각한 허성관 행정자치부 장관과 지은희 여성부 장관 등 소위 장수장관을 우선 교체할 것으로 보인다. 정찬용 청와대 인사수석이 15일 “큰 결함이 있다든지, 너무 오래해서 지친 분들이나 본인이 못하겠다는 장관들을 개각대상으로 꼽은 바 있다. 아울러 노 대통령은 최근 여러 차례 사의를 밝힌 한승주 주미대사를 교체하고 후임에 거물급 인사를 임명할 방침이다. 이는 북핵문제 해법, 주한미군 재배치 등과 관련, 한국정부와 다른 견해를 갖고 있는 네오콘(신보수주의자) 등 미국 지식인층을 한국정부의 우호세력으로 껴안고 한국에 대해 부정적인 미국사회의 여론을 돌려 대미관계를 돈독히 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김 실장이 ‘빅카드’라고 표현한 후임 주미대사로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홍 회장은 미국 정재계에 폭넓은 인맥을 쌓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울러 정부 인사들이 최근 현정부에 비판적인 ‘조ㆍ중ㆍ동’의 개념에서 중앙일보를 제외시키는 경향이 농후했고, 중앙일보도 조선ㆍ동아와 차별화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홍 회장의 발탁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올해 55세인 홍 내정자는 경기고,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세계은행(IBRD) 경제개발연구소 경제조사역, 재무부장관 비서관, 대통령비서실 보좌관, 삼성코닝상무이사, 중앙일보 사장, 한국신문협회 부회장을 거쳐 지난 99년부터 중앙일보 회장을 지내왔고, 2002년 세계신문협회 회장과 한국신문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한편 김 실장은 청와대 인사개편과 관련 “수석ㆍ보좌관급 이상의 인사는 없을 것”이라며 “청와대 조직의 기능개편 차원에서 비서관급 가운데 소수에 대한 인사와 정책실 일부 개편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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