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가 살아남으려면 변화해야 한다. 우리가 말하는 변화는 ‘파괴적 변화’다. 자기 스스로를 버리고 자기 잠식의 효과가 나타난다고 할지라도 변화만이 살 길이다.“
글로벌 통신장비업체 시스코의 정경원 한국지사 대표는 20일 저녁 서울 대치동 한 식당에서 가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하며 시스코의 생존 전략을 밝혔다. 지난 1984년 설립된 시스코시스템즈는 지난해 12월, 30주년을 맞았다.
30년 전 라우터, 스위치 등 네트워크 장비 사업으로 시작한 시스코는 1999년 음성 통신(VoIP)에 이어 모바일, 인터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 중심 인프라스트럭처(ACI), 만물인터넷(IoE) 등 사업 영역을 꾸준히 확장해왔다. 5년 전에는 서버(UCS)를 출시하고, 플래시 기반 스토리지(윕테일)나 보안, 협업 분야에서 여러 기업을 인수하는 등 변화를 거듭해왔다.
이날 간담회에서 정 대표는 시스코가 걸어온 30년 역사와 변천 과정을 설명하며 ”시스코 강점은 변화하려는 기업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스코가 앞으로 30년을 살아가기 위해 주목하는 ‘파괴적 변화’는 만물인터넷으로 요약된다.
정 대표는 ”우리 목적은 네트워크 기기를 파는 것에 있지 않다. 사람들 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에 있다“며 ”단지 일하는 것에 대한 솔루션뿐 아니라 일반적인 삶, 엔터테인먼트, 교육 등에도 IT 솔루션을 접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물인터넷의 핵심은 분석인데, 시스코의 분석 솔루션은 만물인터넷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정보를 분석해낸다“며 ”본사에서 상당히 많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채용하고 있는데,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시스코는 지난해 12월 모바일 기기와 센서, 네트워크 사이에서 발생하는 모든 실시간 데이터를 분석해주는 소프트웨어 패키지 ‘애널리틱스 3.0’을 출시했다. 기존 정형·비정형 데이터 분석은 물론 그 외 모바일 기기나 센서,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이른바 만물인터넷 데이터까지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솔루션이다.
한편 정 대표는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인 한국에서 여러 산업 환경의 장벽을 허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내놨다.
그는 “지난 25년 가량은 한국이 인터넷 기술에서 앞서 있었지만, 지난해와 올해로 오면서 앞서 나가고 있다고 하기에는 새로운 기술을 채택하고 변화하려는 측면에서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IT 산업이 투자를 원활하게 이끌어낼 만큼 기반 조성이 되지 않았다는 점, 클라우드법과 같은 제도 측면에서 걸림돌이 있어 채택이 지체되고 있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