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기업 사상 최대실적이후 과제

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지난해 실적은 기업경영, 더 나아가 우리경제의 명암을 동시에 보여준다.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531개 상장사의 매출액은 608조4,104억원으로 전년보다 17.05% 늘었다. 영업이익은 58조894억원으로 45.07% 증가했고 순이익은 49조5,239억원으로 무려 두배 이상 급증했다. 부채비율은 91%로 낮아져 사상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올해 성적은 최근 몇 년간 계속돼온 순익증가ㆍ부채축소 추세를 다시 한번 확인해주는 것으로 우리 기업들 사이에 내실경영 풍토가 확실하게 자리잡았다고 할 수 있다. 매출액 증가율보다 순이익 증가율이 훨씬 크다는 것은 제품의 고부가가치화, 사업구조의 고도화를 말해준다.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지난해보다 높아져 기업들의 경영 효율성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만큼 기업들의 체질이 탄탄해지고 경쟁력이 강해지고 있는 셈이다. 빚을 내서라도 덩치부터 키워놓고 보자는 과거의 외형성장 위주의 경영을 벗어나 수익위주 경영이 자리잡게 된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러나 수익성 위주의 경영 이면에는 문제점도 있는 게 사실이다. 순이익이 급증하고 부채가 크게 줄었다는 것은 한편으로 기업들이 투자보다는 빚을 갚거나 현금을 쌓아두는 데 열중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면 성장잠재력이 약화되고 고용사정도 나빠진다. 지금의 실업문제는 기술력 및 생산성 향상 등으로 인한 고용 없는 성장 현상 탓도 있지만 기업들의 이런 투자기피가 더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기업들의 투자기피는 경기전망이 불투명한데다 경영활동의 발목을 잡는 규제들이 많기 때문이다. 심지어 경영권마저 위협 받는 일까지 일어나고 있으니 투자는 뒷전이고 당장의 어려움을 타개하는데 주력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기업투자 촉진을 위해서는 말 뿐만 아니라 실제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또 기업들도 미래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공격적 확대경영을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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