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M&A 급물살
한미약품의 동신제약 경영권 인수를 계기로 국내 제약업계의 인수ㆍ합병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의약분업 실시와 외국자본의 국내시장 참여로 국내 업체간 제약사간의 인수ㆍ합병은 물론 외국업체의 국내 업체 인수ㆍ합병도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동신제약 경영권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재벌회사인 제일제당과 SK케미칼 등의 행보가 주목을 끌고 있다. 제일제당은 품목군이 좋은 동신제약 인수에 가장 적극성을 보였고, SK도 몸집을 키울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동신에 눈독을 들여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동신 인수가 무산됨에 따라 이들 업체는 다른 전문 치료제 업체를 인수ㆍ합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유가공업체인 N사도 제약업참여를 위해 동신인수에 적극 나선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앞으로도 대상업체 물색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인수ㆍ합병의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업체는 S사, H사 등 3~4곳.
S제약의 경우 일반 의약품분야 강화를 꾀하고자 하는 N사와 C사가 관심을 갖고 있다. S사 인수에는 S사의 모기업과의 부채(지급보증)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지만 이 문제만 해결되면 언제라도 성사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H사는 그동안 인수 합병 대상으로 가장 많이 거론된 업체로 현재는 독자 회생을 추진하고 있어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다.
다국적 업체들의 국내사 인수ㆍ합병도 본격화 될 전망이다.
다국적 업체들은 의약분업 이전에 가장 유력한 인수 합병 추진세력으로 분류된 바 있다. 그러나 국내에 굳이 생산시설을 보유하지 않고서도 활동이 가능한데다가 의약분업의 방향이 불투명에 그동안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의료계의 장기파업 여파로 경영난을 견디지 못한 제약사업체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돼 싼값에 인수합병할 기회로 보고 다시 팔을 걷어 부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회사 대 회사간 M&A와는 달리 지난해부터 법적으로 허용된 품목 양수도 방식의 구조개편도 예상되고 있다. 지난 8월 부도처리된 C사가 연매출 100억대 품목을 떼어내 D사에 매수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유망 바이오 벤처기업을 인수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상당수 벤처기업들이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제약업체들의 인수 합병 움직임이 본격화 되고 있다”며 “특히 바이오 분야에 뒤쳐진 업체들이 주로 여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김태현기자 thkim@sed.co.kr
입력시간 2000/11/0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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