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철도 밖에 모르는 사람들

지난 25일 서울의 영등포역 구내에서 열차운영팀장을 맡고 있는 김행균씨가 열차가 들어오는 승강장 안전선 너머에서 놀던 아이를 구하고 본인은 기차에 치어 중상을 입은 사고가 발생했다.6월 28일 철도파업으로 인해 국민들께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 없는 상태에서 국민들께서 보여주신 한 철도직원의 멸사봉공(滅私奉公)의 희생정신에 대한 격려와 찬사는 철도밖에 모르는 소중한 직업의식을 가진 당사자뿐만 아니라 3만 철도종사원 모두에게 시련을 딛고 희망을 가지게 하는 큰 계기가 될 것이다. 반면 철도운영의 책임을 맡은 청장에게는 더더욱 옷깃을 여미게 하는 질책의 소리로 들리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지금도 안타깝기 짝이 없는 것은, 한해에만도 60여명의 철도직원이 수많은 안전대책과 점검에도 불구하고, 이번과 같은 불의의 안전사고로 목숨을 잃거나 치명적 부상을 당하는 어려운 여건에서 오늘도 `철마(鐵馬)`를 쉬지 않게 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장에 나가 24시간 선로를 보수하고 전차선을 가설하고 역사(驛舍)를 지키는 철도직원들의 손을 잡을 때마다 그 순박하고 철도 일에 애착을 놓지 못하는 열정이 찌르르 전기가 통하듯이 느껴지는가 하면 깊은 산속 오지에서 눈이 오나 비가 오나 24시간 맞교대 하는 열악한 근무여건에 눈시울이 젖어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철도에 근무하는 우리 직원이나 가족들은 누구나 사무실을 떠나 있을 때 전화나 연락이 오면 `혹시, 또 무슨 사고가 난 것은 아닌지?` 하는 긴장감에 가슴부터 조리게 된다. 그리고 모든 일을 안전에 최우선을 두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다. 그동안 많은 투자와 제도개선으로 과거와 달리 안전사고가 줄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근무여건의 개선점은 너무나 많다. 이번 사고와 같은 일이 재발돼서는 안되겠지만 `철도인으로서의 김행균`의 정신만은 우리 철도인 모두가 아니 우리 사회전체가 촛불처럼 피워 나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 철도인 모두는 김 팀장의 조속한 쾌유와 향후 정상적 업무복귀에 모든 정성을 다할 것이며 보다 안전한 철도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 이번에 보여준 국민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길일 것이다. 지금 우리 철도는 2004년 4월 고속철도의 성공적 개통, 남북철도 연결을 통한 대륙철도 연결, 철도구조개혁, 노사화합 등의 어려운 과제 때문에 104년 철도역사 가운데 해야 할 과제들이 가장 많은 어려운 때를 맞고 있다 철도청은 21세기 신교통수단이 될 고속철도 개통을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현재까지 신선의 경우 96% 공사를 진척시키고 있고 기존선 또한 93% 정도 추진해놓고 있다. 조만간 건설공사를 100% 마무리할 계획이며 완벽한 공사가 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또 고속철도의 완벽한 운행을 위해 이제까지 400명을 대상으로 프랑스 현지 훈련과정을 거치도록 했고 3,000명에 대해서는 국내 훈련을 마무리했다. 철도경영연수원에 최첨단 실습설비를 구축해 전문기술 축적을 위한 인력양성 작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이와 함께 고속철도 시험운행을 점차적으로 확대해 지난 5월부터는 서울~시흥구간에서 실시하고 있고 2004년 1월부터는 실제상황과 같은 상업시운전을 실시해 4월 성공적 개통에 대비할 예정이다. 철도청은 고속철도 개통사업과 함께 한국을 동북아 물류기지로 부상시키는 동시에 남북화해시대를 열 남북철도 연결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6월15일 남북이 철도궤도를 연결하며 50년 동안 끊어졌던 한국철도를 이었다. 현재 남북한은 경의선과 동해선 등 남북철도의 완벽한 연결을 위해 전력, 통신, 신호설비 등 부대시설 공사를 추진중이다. 이처럼 한국철도는 21세기 이후 가장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다. 모든 철도인이 힘을 모을 때만 이러한 대형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성할 수 있는 시기임에 틀림없다. 고속철도의 경우 어느 한 분야에서라도 소홀함이 없어야 하며 남북철도 연결사업도 한치의 오차가 발생되지않도록 추진되어야 한다. 한국철도에 있어 이처럼 중요한 시기에 김 팀장의 값진 희생은 철도인에 대한 국민신뢰를 드높이는 계기가 됐을 뿐만 아니라 철도인 모두가 다시 한번 용기를 갖고 철도발전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하고 있음에 긍지를 갖지 않을 수 없다. 김 팀장의 희생이 국민 모두와 철도인 모두에게 아름답고 용기 있는 일로 오래도록 간직 되길 기원하며 철도에 대한 국민들의 끊임없는 사랑을 다시 한번 당부하고자 한다. <김세호 철도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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