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공공기관의 '아름다운 변신'

갤러리로…예식장으로…독서실로…<br>지자체들 청사 개방 "시민에 더 가까이"


“어, 이번에는 공예품 전시회가 열리네.” 광주 상무지구에 사는 이경선(32)씨는 매주 한번씩 광주광역시청을 방문한다. 집에서 가까워 산책을 겸한 이유도 있지만 시 청사 1층에 마련된 ‘시민홀’에서 열리는 각종 전시회를 보기 위해서다. 직장인이면서 주부인 그녀는 “평일에 애들과 함께 할 시간을 내기 힘들고 주말에는 시내 갤러리 등을 찾아간다는 것도 쉽지 않다”며 “집에서 가까운 시청에서 이런 전시회가 열리고 있어 주말이면 자주 방문한다”고 말했다. 최근 공공청사를 민원인으로서가 아니라 이씨처럼 전시작품을 감상하기 위한 관람객으로, 때로는 결혼식에 참석하는 하객으로서 방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는 민선자치 시대가 본궤도에 오르고 시정에 시민참여가 늘어나면서 행정기관이 과거의 권위적인 모습을 벗고 시민접근이 자유스러워진 것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 실제 요즘 일선 공공청사를 방문하면 청사 내에 마련된 갤러리나 예식장, 혹은 지역특산물 매장, 심지어 독서실과 헬스장을 이용하는 주민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대전과 광주광역시 청사에는 대규모 갤러리가 마련돼 연간 50여회 이상의 다양한 전시를 소화하고 있어 어지간한 미술관 이상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광역시의 경우 1층에 200평 규모의 전시공간인 ‘시민홀’을 비롯, 광주홍보관ㆍ산업전시관 등을 갖추고 있다. 특히 시민홀에는 다양한 조명연출이 가능해 갤러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곳에서 기아차 광주공장에서 생산한 신차 발표회를 비롯, 50회의 다양한 전시회가 열렸다. 대전시청도 1ㆍ2층에 마련된 전시장에서 연중 거의 휴일도 없이 동ㆍ서양화전과 조각전ㆍ화훼전 등이 잇따라 열리고 있다. 공공청사는 지역주민들을 위한 복지공간으로 활용돼 주민들의 사랑을 받기도 한다. 인천시 연수구청은 동춘동에 문화공간 복합청사를 마련, 대강당 200평, 대회의실 92평, 문화원 103평, 전시실 50평, 역사관 45평, 헬스장 40평, 생활체육교실 82평, 작은 독서실 70평 등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주말에는 대강당을 예식장과 음악 및 연극발표회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올해 말 신청사 입주를 앞두고 있는 경남 사천시는 기존 사천청사와 삼천포청사 두 곳의 활용방안을 놓고 고민하다 이를 청소년문화센터와 유스호스텔로 활용하기로 하고 리모델링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사천시는 이곳에 영어체험캠프장과 학습 및 놀이 체험장으로 구성된 영어학교를 운영할 계획이어서 주민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광역광역시 청사관리팀의 정형관씨는 “민선자치 시대 이후 지방행정에 시민들의 참여가 크게 늘면서 공공청사를 열린 공간으로 개방, 시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경향이 일반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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