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99마스터즈] 어려워진 코스공략 법

올 마스터즈는 골프의 속성, 멀리 또 정확하게 볼을 보내는 최상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정상급 골퍼들도 고개를 흔들었던 까다로운 코스인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이 반년넘게 개조작업을 하면서 더욱 거칠고 험한 코스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대회 주최측인 선수들을 골탕먹일 작정이라도 한듯 코스 곳곳을 고치고 다듬었다. 우선 총길이가 60야드 가량 늘어났다. 2번홀(파 5)의 티잉그라운드를 20야드 뒤로 밀어 575야드짜리 홀로 만들었고, 17번홀(파 4)도 25야드 늘려 425야드로 조성하는 등 2개홀의 길이를 크게 늘렸다. 다른 홀들도 조금씩 손을 보면서 전체길이가 6,985야드로 늘었다. 연습라운드에 나선 골퍼들은 「일단 장타를 쳐야만 뭔가 노려 볼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거리를 늘린 것은 사실 별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97년 타이거 우즈에게 18언더파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허용하면서 자존심이 상했던터라 다른 방법으로 난이도를 크게 높였기 때문이다. 가장 특징적인 것은 15번홀(파5·500야드) 페어웨이 중간지점 오른쪽에 소나무 20여그루를 심어 티 샷을 정확하게 날리지 못하면 반드시 1타를 손해보도록 만들었다. 또 「아멘」코스의 시작인 11번홀(파4·455야드) 그린을 약 60㎝쯤 높이고 그 뒤쪽에 벙커를 없앴다. 그린을 높인 것은 지난 90년에 입었던 홍수피해를 더이상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도고, 뒤쪽 벙커를 없앤 것은 선수들이 보다 공격적으로 그린을 공략하도록 독려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볼을 받아주던 뒤쪽 벙커가 없어졌기 때문에 더욱 많은 선수들이 워터 해저드에 볼을 헌납(?)하게 될 전망이다. 특히 빠르기가 유리알같다는 그린을 높였기 때문에 거리를 정확하게 맞춰야 할뿐 아니라 강력한 백스핀으로 볼을 낙하지점에 딱 멈춰서게 해야하는 기술도 더욱 필요해졌다. 정확한 샷은 이 두 개홀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전 홀에 걸쳐 페어웨이에 접한 얕은 러프의 길이를 평소보다 1인치 가량 더 길러 1.4인치(약 3.5㎝)로 했다. 또 러프에서 약 1~2㎙ 떨어진 곳부터 시작되는 깊은 러프는 평균 10㎝로 무성하게 만들었다. 결국 페어웨이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파 온을 포기해야 하는 셈이다. 페어웨이가 워낙 딱딱하고 미끄럽기 때문에 페어웨이에 볼이 떨어졌다고 해서 안심할 일도 아니다. 문제는 페어웨이에 볼을 멈춰서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이 코스는 악명높은 「유리알 그린」을 그대로 유지했다. 빠르기가 유리판 같은 오거스타 그린은 특유의 심한 굴곡과 맞물려 올해도 유명선수들에게 3퍼팅 이상의 수모를 줄줄이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까다롭게 고치고 다듬어진 코스에서 과연 누가 신의 점지를 받아 그린재킷의 주인공이 될지 대회개막일이 다가올 수록 골프팬들의 궁금증은 더해가고 있다. /김진영 기자 EAGLE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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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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