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日 눈덩이 빚 심각

美·日 눈덩이 빚 심각 英이코노미스트誌 "위기 도래 경고"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기업 및 금융기관의 부채가 세계 1, 2위 경제대국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는 최신호(27일 발행)에서 미국과 일본 경제가 '부채의 덫(debt trap)'에 걸려 있으며 이로 인해 파국을 맞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잡지는 10년 장기호황을 거치면서 미국에 형성된 거품이 꺼지면 기업과 가계의 과도한 부채로 미국 경제가 90년대 초반 일본의 전철을 밟으며 장기 불황으로 빠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일본의 경우 금융기관이 떠안고 있는 부실채권이 급증, 초대형 은행부도라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분석했다. ◇위기의 미국호(號)=미국을 엄습할 경제위기는 대다수 경제학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혹독할 것이다. 지난 90년대초반 이후 미국 경제가 기록적인 성장률을 기록하고 증시가 호황을 이어가면서 기업과 개인들은 부채를 전혀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지 않게 됐다. 기업들의 경우 차입금으로 자사주를 매입, 주가를 띄워올리는데만 혈안이 됐다. 거세게 불어닥친 인수ㆍ합병(M&A) 바람으로 기업들은 덩치키우기에만 주력했을 뿐 재무건전성에는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금융기관들도 대출경쟁이 격화되면서 기업과 개인에 자금을 무차별적으로 제공, 이런 경향을 부추겼다. 그러나 지난 해부터 경기가 하향세로 돌아서 부실채권이 늘어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최근 들어 회사채 가산금리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 신용경색의 제 1신호라고 지적했다. 증시가 불안한데다 회사채발행마저 어려움을 겪으면서 도산하는 기업들이 급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잡지는 금리정책, 감세 등이 파국을 예방할 수 있는 수단이긴 하나 시기와 폭의 조절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지나치게 빠르게 경기부양에 나설 경우 거품을 확대시켜 더 심각한 위기를 조장할 수 있으며 때를 놓치게 되면 일본처럼 장기불황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발(發) 세계금융위기=일본 은행들이 떠안고 있는 100조엔 이상의 부실채권이 국제금융계를 위협하고 있다. 일본 은행들은 ▦늘어나는 부실채권 ▦낮은 수익성 ▦국내경제 침체 등으로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구마가이 구미, 다이에이 등 한 은행에만 수천억엔 이상의 대출금을 안고 있는 대형 기업들이 부도에 직면하고 있다. 올들어 도쿄(東京)증시가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10대 시중은행이 새롭게 떠안은 손실만 2조엔이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 명목 경제성장률이 제로에 가까울 정도로 디플레가 이어지고 있어 보유자산의 가치도 계속 하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잡지는 일본은행들이 97~98년 위기를 겪으면서 체질개선 및 구조개혁에 나선다고 밝혔지만 부실자산 은폐, 대출이자수입의존, 대마불사(大馬不死)식 버티기 등 실질적으로 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일본정부와 금융계가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나서지 않을 경우 초대형 은행들의 연쇄 도산으로 일본은 물론 세계경제가 심각한 위기를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게 이코노미스트의 경고다. 김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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