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의 대형쇼핑몰 하이해리엇이 오픈을 앞두고 몸살을 앓고 있다.
21일 업계관계자들에 따르면 하이해리엇은 당초 오는 24일 개점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오픈 날짜를 2주 뒤인 4월7일로 연기했다. 현재까지 입점한 상가가 워낙 적은데다, 오픈을 위한 마무리 준비도 부족하고, 일부매장이 사기분양 논란으로 법정소송에 휩싸이면서 정상적인 오픈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곳은 분양당시 5년간 연간 12%의 확정수익 보장조건을 내걸었던 3, 4층. 하이해리엇은 분양이 저조하던 지난 2004년부터 신문광고 등을 통해 미국의 유명백화점 JC Penny가 입점할 예정이라면서 3, 4층의 매장을 분양 받는 사람에게는 5년간 연간 12%의 확정수익을 보장하겠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지난해 8월 JC Penny의 국내 사업권을 갖고 있는 JC Penny코리아가 국내 사업권을 상실하자 하이해리엇은 입점계약을 취소하고, 분양당시 약속했던 확정수익 보장조건도 일방적으로 무효화했다. 이에 따라 현재 3, 4층의 매장들은 대부분 비어있는 상태이며, 확정수익보장 조건을 믿고 분양을 받은 사람들은 명백한 사기분양이라면서 잇달아 법정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하이해리엇은 확정수익보장 조건은 JC Penny코리아가 내세웠던 것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이해리엇의 시행사인 월드인월드의 이명재 이사는 “12%확정수익 보장은 분양계약서 상에도 없고, JC Penny코리아가 내세웠던 조건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시행사의 책임은 없다.
소송을 한 수분양자에게는 법적으로 대응하고, 그렇지 않은 수분양자들과는 대화를 통해 타협점을 찾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도의적인 차원에서 3, 4층 매장 수분양자들에게 1년동안만 12%의 임대료를 지급하는 안을 제안한 상태”라며 “다음달 7일 그랜드 오픈을 시작으로 정상영업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하이해리엇이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기 힘들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쇼핑몰 업체 관계자는 “분양이 완료됐다 하더라도 입점한 상인들이 턱없이 부족하고 각종 소송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제대로 영업할 수 있겠느냐”며 “자사 이익챙기기에 급급한 일부 쇼핑몰들 때문에 전체 쇼핑몰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