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VIP마케팅의 그늘

[기자의 눈] VIP마케팅의 그늘 김미희 기자 iciici@sed.co.kr #최우수(MVG) 고객 대상 상시 5% 할인 혜택, 무료주차, 전용 라운지, 명절 및 생일선물 제공(롯데백화점). #S CLASS 마일리지 프로그램 통해 여행ㆍ파티ㆍ뷰티 서비스 및 뮤지컬ㆍ오페라 공연 초대(신세계백화점). 상위 20% 고객의 매출이 전체 80%를 차지하는 ‘파레토법칙’이 확산되면서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는 백화점 ‘VIP마케팅’의 현 주소다. 덕분에 오매불망 세일이 시작되기만을 기다리고 상품권ㆍ화장지ㆍ프라이팬 등 사은품을 챙겨가며 연례 행사처럼 백화점을 들렀던 서민 고객들의 재미도 점점 사라지고 있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안 그래도 돈 없어 서러운데…”라는 감정적 측면을 차치하면 매출에 기여하는 VIP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것은 마케팅 차별화 전략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VIP마케팅이 도를 넘어 80%의 대중 소비자를 무시하고 차별하는 경지에 이르렀다는 데 있다. 백화점에서 만난 주부 최모(38)씨는 “VIP 고객한테만 5~25% 할인쿠폰을 나눠주는 바람에 똑같은 상품을 더 비싸게 산데다 부자 고객을 위한 상품만 늘어나 점점 살 게 없다”고 하소연했다. 직장인 김모(29)씨도 “호화로운 VIP라운지는 만들면서 왜 일반 고객들을 위한 쉼터는 안 만드냐“며 “VIP 전용 발레파킹 때문에 주차장 입구에서 한참을 기다리고 VIP 초대 행사로 백화점이 1시간 일찍 문을 닫아 쇼핑 도중에 나와야 했던 적도 있다”고 푸념했다. 더 많이 쓰는 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준다는 논리는 자본주의와 기업의 이윤 추구 논리에 부합한다. 하지만 VIP로 인해 일반 고객이 불이익을 받는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VIP로 인해 일반 고객의 주차 공간이 좁아지고 1시간 먼저 쇼핑을 끝내야 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사소한 다수’인 80% 소비자에 집중해야 한다는 ‘롱테일법칙’이 경영의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아마존닷컴이 80%의 소외받던 책으로 대박을 터뜨리고 구글이 자잘한 광고주로 엄청난 수익을 내는 유통 혁명이 시작된 요즘 백화점의 VIP마케팅이 ‘파레토법칙’의 법칙에 부합될지언정 양쪽 모두가 이익을 나눠 갖는 ‘파레토 최적’은 아니라는 사실을 곱씹어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입력시간 : 2007/07/0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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