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임대주택지구 지정을 환영합니다.’ 전국 어디서나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국민임대주택단지가 오히려 지역 주민들의 환영을 받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국민임대단지가 지역을 슬럼화시키고 집값을 떨어뜨리는 ‘비호감 시설’의 이미지에서 지역발전을 앞당기는 ‘복덩이’의 이미지로 변모하는 듯한 모습이다. 29일 건설교통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최근 국민임대주택 예정지구로 발표한 성남 여수지구와 고양 지축ㆍ향동지구 등 3곳의 인근 주민들은 대부분 지구 지정을 반기는 분위기다. 개발제한구역을 풀어 국민임대주택을 지으려던 화성ㆍ강릉ㆍ안양ㆍ의왕ㆍ군포 등 전국 각지에서 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성남 여수지구와 맞붙어 직접적 영향을 받게 되는 분당 야탑동의 장미ㆍ매화마을은 수개월 전만 해도 부녀회 등에서 “임대아파트 반대시위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까지 일었지만 지금은 잠잠하다. 그린벨트가 풀리면서 지구 주변에 19만평 규모의 생태공원이 함께 조성되는데다 성남시가 여수지구 내 2만여평 부지로 시청ㆍ시의회 청사를 이전해 미니 행정타운을 조성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십수년째 황량하게 방치된 채 비닐하우스촌으로 유지돼왔던 여수동 일대가 깔끔한 주거단지로 변모해 전체 지역발전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야탑동 행운공인의 한 관계자는 “임대주택만 생긴다면 몰라도 지구의 절반은 일반분양 아파트이고 시청ㆍ공원 등도 함께 들어선다고 하니 주민들도 반기고 있다”고 전했다. 지축ㆍ향동 등 2개 지구가 동시에 국민임대단지로 변하는 고양시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기존 은평 뉴타운, 삼송지구에 이들까지 가세하면 대규모의 친환경 주거단지로 탈바꿈해 일산 신도시에 비해 낙후돼 있던 덕양구 일대 구시가지가 함께 발전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고양시 성사동 신원당공인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지축 등에 임대주택단지가 들어올 것으로 예상돼왔지만 이를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았다”며 “지하철 3호선을 따라 대규모 주거타운이 형성되면 넓은 평형의 새집으로 갈아타기 쉬워진다는 기대감도 많다”고 말했다. 건교부 국민임대주택건설기획단의 한 관계자는 “국민임대단지의 절반은 공공분양이어서 임대 비중이 30~40%에 달하는 판교 등 신도시나 택지지구와 큰 차이가 없다”며 “수도권의 알짜 택지인데다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해 짓기 때문에 주변 환경도 쾌적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