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한 방이 있는 친구였다

제7보(101∼124)



"갑자기 순한 양이 됐네요."(윤현석) 강동윤이 흑1로 곱게 넘어가는 것을 보고 윤현석이 웃으면서 한 말이었다. 지금까지 초강경의 착점으로 일관하던 강동윤이 흑1로 곱게 넘어간 것은 승리를 확신했기 때문일까.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느슨하게 둔 것은 조금 이상합니다. 작전의 일관성이라는 면에서도 그렇고…."(윤현석) 흑1로는 8의 자리에 빳빳하게 올라서는 것이 유력했다. 그것이면 백대마의 활로는 여전히 가물거렸을 것이다. 상대가 갑자기 순하게 두자 튀지아시는 한층 더 격렬한 수법을 들고나왔다. 백2,4의 절단이 그것이었다. 강동윤의 흑7은 부분적으로 제일감이긴 했지만 다소 안일했다. 어떤 식으로든 다른 연구를 할 자리였다. 백10으로 쌍점을 하는 묘수를 강동윤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으니…. 한참 뜸을 들이던 강동윤은 실전보의 흑11로 순순히 물러섰다. 참고도1의 흑1이면 백2로 간단히 중앙의 흑 2점이 잡혀 버린다. "튀지아시의 괴력이 나왔군요. 과연 한 방이 있는 친구였군요."(윤현석) 강동윤이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그러나 아직은 흑에게 여유가 있었다. 흑13이라는 묘착이 남아있었던 것이다. 튀지아시의 백14는 어쩔 수 없다. 참고도2의 백1로 모는 것은 흑의 주문에 말려드는 길이다. 흑에게 2,4를 허용하면 백이 견딜 수 없다. 결국 백18,19로 타협이 이루어졌다. 강동윤은 백대마의 반쪽을 잡았고 튀지아시는 우변을 큼지막하게 손에 넣었다. 백24는 우변을 더욱 입체적으로 키우겠다는 수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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