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파키스탄 대통령, 의회 이어 정부장악 "막강 권력"

故 부토前총리 남편 자르다리 당선<br>정계개편 통해 야당 무력화 나설 가능성<br>정정불안 따른 경제위기 해법에 촉각 곤두



고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의 남편인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53) 파키스탄인민당(PPP) 당수가 파키스탄의 제11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지난 2월 총선 승리 이후 사실상 총리 역할을 해온 그는 대선 승리로 의회에 이어 정부까지 장악한 파키스탄 역사상 가장 강력한 권력을 쥔 민간인 출신 대통령이 됐다. 그러나 당장 그는 야당과의 갈등 해소, 경제위기 타개, 반정부 테러단체와의 전쟁 등 해결해야 할 수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는 분석이다. 파키스탄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6일 파키스탄 연방 상ㆍ하원과 4개 주의회 의원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의 대통령 선거 투표에서 전체 702표 가운데 481표를 획득한 자르다리 후보의 당선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자르다리 후보는 제1야당인 파키스탄무슬림리그(PML-N)의 사에드 우즈 자만 시디키 전 대법원장(153표), 제3당인 파키스탄무슬림리그(PML-Q)의 무샤히드 후세인 시에드 상원의원(44표)을 압도적인 표 차이로 누르고 승리했다. 자르다리 당선자는 "나의 승리는 국민의 승리이자 민주주의의 승리"라며 "대통령으로서 의회를 존중하고 보좌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당선소감을 밝혔다. 자르다리 PPP당수는 부인인 부토 전 총리의 재임기간 동안 환경부 장관 등을 지냈으나 정치인으로는 거의 무명에 가까웠던 인물이다. 그는 부토의 죽음을 계기로 파키스탄 정계의 핵심 실세로 부상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7년 만에 귀국해 총선유세에 나섰던 부토 전 총리가 암살되자 아들인 빌라왈을 PPP의장으로 세운 뒤 자신이 공동의장으로 취임해 당권을 잡았다. 그는 지난 2월 총선 승리 이후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가 이끄는 제2당 PML-N 등과 함께 거국내각을 출범시키고, 결국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을 압박해 지난달 권좌에서 물러나게 했다. 그러나 무샤라프 대통령이 쫓아냈던 판사들의 복직과 차기 대통령 후보의 합의 추대 등의 문제에서 연정 파트너와 갈등을 일으켰고 결국 연정은 깨졌다. 외신들은 여당 실세이자 실질적 총리로 파키스탄의 최고 의사 결정권자 역할을 해온 자드다리 당수가 대통령 권력까지 손에 쥐게 된 만큼 화해 보다는 정계개편을 통한 야당 무력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았다. 자르다리 당선자가 정정불안에 따른 경제위기를 어떻게 돌파할지도 관심이다. 파키스탄 경제는 만성적인 식량 및 전력부족 난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루피화 가치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주가는 연중 고점 대비 40% 이상 폭락한 상태다. 여기다 재정적자는 확대되고 외환 보유액은 감소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파키스탄에 대규모 외부지원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현지 언론들은 이번 대선의 주인공은 압도적인 표 차이로 야당 후보들을 누르고 당선된 자르다리 후보지만, 그의 당선을 축하하는 행렬 속에는 부토를 연호하는 목소리가 더 선명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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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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