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에너지산업 성장동력화해야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경제운용에 어려움이 더해지고 있다. 이제는 세자릿수 유가가 정착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앞선다. 지난해 에너지수입액은 949억달러에 달했는데 지금과 같은 고유가가 계속되면 올해 에너지수입액은 1,000억달러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유가뿐만 아니라 원자재와 곡물가격 폭등, 국제 금융시장의 신용경색 등 다른 대외여건도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돌아가고 있다. 새 정부 들어 성장잠재력을 발굴하고 고성장 경제구조로의 패러다임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이때 이러한 대외 요인들은 우리 경제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그러나 밀려오는 외부의 위협 요인을 위기로 인식해 대응만 하기보다는 도전적인 자세로 맞서야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세계 에너지시장은 유가급등과 자원민족주의 확산, 강대국들의 첨예한 자원확보 경쟁으로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여건이지만 그 가운데 새로운 시장과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시야만 바꾸면 새로운 기회는 얼마든지 열릴 것이다. 그 중 하나가 에너지가격 급등으로 새로운 자원부국들이 탄생하면서 대규모의 신시장(emerging market)이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프리카와 중앙아시아ㆍ중남미 등 자원부국들은 넘쳐나는 오일머니와 자원수입(收入)을 발판으로 저개발국가에서 산업국가로 도약하고 있으며 또 자원의존적 경제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해 적극적인 산업다각화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 국가에서는 사회간접자본(SOC) 사업과 발전소ㆍ석유정제 등의 플랜트 수요가 급증하고 제조업이나 정보기술(IT)ㆍ정보통신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산업들은 대부분 우리나라가 선진국 못지않은 경쟁력을 갖고 있는 분야다. 우리나라의 강점 산업들을 활용해 신흥자원보유국을 우리의 새로운 성장동력 기회로 바꾸는 적극적인 진출 전략을 세워야 한다. 나아가 이들 산업과 자원을 연계해 자원도 확보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의 진출기반도 다지는 전략적인 자원외교도 필요하다. 고유가와 함께 화석에너지소비로 인한 환경폐해와 이의 국제적 대응체제인 기후변화협약은 우리의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압력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불안 요소들이 새로운 21세기형 산업들을 탄생시키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신재생에너지의 하나인 태양광의 경우 세계 시장은 지난 2006년 110억달러 규모에서 오는 2012년에는 830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독일의 태양전지업체들은 5년 만에 매출이 50배 증가했다고 한다. 이러한 신산업들은 기술이 지배하는 분야로 공격적인 투자와 전략적인 연구개발(R&D)을 통해 신성장동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지난 20년간 기술후진국에서 반도체ㆍ디스플레이 등 첨단기술을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시켰듯 이 부문에도 우리의 새로운 도전이 요구된다. 우리나라는 원유 전량을 수입하지만 세계적 수준의 정유산업 강국으로 지난해 석유제품을 240억달러나 수출했다. 발전설비들도 수출하고 있으며 LNG선 건조기술은 세계적으로 우수하다. 이러한 산업들도 더욱 고도화해 고부가가치의 성장산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설비와 기술 분야뿐만 아니라 에너지 유통이나 에너지금융 분야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해야 한다. 동북아 오일허브를 구축해 싱가포르와 경쟁하는 국제적 석유물류기지를 만들고 자원개발펀드나 탄소펀드 등 다양한 에너지금융상품을 개발해 국제 금융시장에 유통시켜야 한다. 지금 국제 에너지시장은 위기와 불안으로 점철돼 있지만 이로 인해 새로이 형성되는 시장이나 산업들을 포착해 신성장동력의 전략적인 분야로 키우는 역발상의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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