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괴물 김효주, 상금 10억 돌파… 새기록 썼다

KLPGA 하이트진로챔피언십 제패로 시즌 4승

올 총상금 10억16만원 챙겨 2위 이정민과 4억이상 격차

김효주가 12일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4라운드 마지막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공동 선두로 올라선 뒤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고 있다. /사진제공=KLPGA


정규 라운드 마지막 18번홀(파5). 김효주(19·롯데)의 두 번째 샷이 당겨지면서 볼이 페어웨이 왼쪽에 늘어선 나무에 맞고 떨어졌다. 그린을 노리는 데에는 걸림이 없었으나 선두에 1타 뒤진 상황에서 거리 손해까지 보게 된 위기 상황이었다. 하지만 '강심장' 김효주는 당황하지 않았다. 침착하게 세 번째 샷을 홀 2m 옆에 붙인 뒤 버디로 연결해 연장전을 이끌어냈고 기어코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상금 부문의 신기원을 연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김효주가 시즌 4승과 함께 한 시즌 상금 10억원을 돌파했다. 12일 경기 여주의 블루헤런GC(파72·6,741야드)에서 열린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총상금 8억원) 4라운드에서 1타를 잃었으나 나란히 최종합계 4언더파 284타를 기록한 이정민(22·비씨카드)을 첫 번째 연장전에서 돌려세우고 정상에 올랐다.


김효주는 무엇보다도 KLPGA 투어 단일 시즌 상금 부문에서 전인미답의 10억원 고지를 정복했다. 이미 신지애(26)가 2008년 쌓은 7억6,518만원을 넘어선 그는 이번 대회 우승상금 1억6,000만원을 보태 10억16만원으로 늘리면서 상금 2위 이정민(5억9,324만원)과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4승으로 다승 부문에서도 백규정(19·CJ오쇼핑·3승)을 제치고 단독 선두가 됐고 평균타수(70.40타) 1위도 지켰다. 기아자동차 한국 여자오픈에 이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 왕관도 차지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에비앙 챔피언십까지 포함하면 올해 메이저대회에서만 3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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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김효주의 우승은 쉽지 않아 보였다. 이정민, 김하늘(26·비씨카드)과 나란히 공동 선두로 출발한 김효주는 접전을 벌이며 전반에 1타를 잃었어도 단독 선두로 마쳤다. 하지만 14번과 15번홀(이상 파4)에서 연속으로 3퍼트 보기를 범해 경쟁에서 탈락하는 듯했다. 김하늘도 14번홀까지 6타를 잃은 상황에서 유력한 우승 후보는 이정민이었다. 보기만 2개를 기록하던 이정민은 15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김효주에 2타 앞선 선두를 달렸다.

김효주가 무섭게 반격을 시작한 것은 막판인 17번홀(파4)이었다. 3m 가량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그는 마지막 18번홀에서 극적인 버디를 잡아내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몇 차례 짧은 버디 퍼트를 놓친 이정민은 18번홀에서 벌어진 첫 번째 연장전에서 러프에서 친 두 번째 샷을 페어웨이 오른쪽 워터해저드에 빠뜨려 시즌 3승 기회를 날리고 말았다. 1벌타를 받고 친 네 번째 샷이 그린에 못 미쳤고 퍼터로 친 다섯 번째 샷도 짧아 파 세이브에 실패했다. 반면 김효주는 페어웨이를 공략한 뒤 세 번째 샷으로 볼을 그린 위에 올렸다. 버디 퍼트가 홀 오른쪽으로 살짝 빗나갔지만 가볍게 파를 지켜 우승을 확정했다.

디펜딩 챔피언 장하나(22·비씨카드)는 3위(3언더파)에 올랐고 이민영(22)이 4위(2언더파)로 뒤를 이었다. 시즌 첫 우승에 목마른 김하늘은 5오버파 77타로 마지막 라운드를 마쳐 공동 6위(이븐파)로 밀렸다.

김효주는 "후반에 보기 2개를 해서 '우승은 이미 내 것이 아니구나' 생각했다가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는 아버지 말씀을 떠올려 다시 집중했다"면서 "팬들의 기대가 더 커지고 있어 (부담이 되지만) 시즌 마지막까지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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